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고] 디자인 보호 시급하다

최근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리 기업들은 이제 내수 시장에서조차 법적 보호막 없이 동일한 조건에서 외국제품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더 이상 애국심에 호소해 국산품을 팔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제 우리 산업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거듭하기 위해서는 모든 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특히 기업의 경우에는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나서야만 수출은 물론 내수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연합(EU)과도 FTA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디자인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 곳곳에 포진해 있는 소비자들의 기호를 찾아내 이를 제품과 서비스로 녹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ㆍLG전자ㆍ현대자동차 등이 세계적인 디자인 트렌드를 선도할 정도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디자인 부문에 더욱 투자를 늘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디자인 우선전략은 중소기업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국내 모 IT 벤처기업이 MP3플레이어를 개발하면서 기술에 디자인을 입히는 지금까지의 선기술 후디자인 방식의 제품개발 절차를 과감히 깨고 디자인에 기술을 집어넣는 디자인 우선전략을 채택, 대성공을 거둔 사례는 잘 알려졌다. 현장에서 기업인들을 만나보면 ‘디자인은 시각적인 만족을 주는 겉모습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이끌어나가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실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있어 디자인을 중심으로 상품기획ㆍ설계ㆍ마케팅 등 관련 부서와의 협업을 이끌어내는 과정을 채택한 사례가 많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이 잘 된 제품을 소유하고 이를 자신의 개성으로 표출하는 적극적인 도구로 활용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디자이너를 주인공으로 하는 TV 드라마가 방영되는 등 일반 국민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이처럼 사회 전반적으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짐으로써 우리나라는 조만간 디자인 선진국에 진입할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디자인 역량도 충분하다. 매년 3만8,000여명의 디자이너가 배출되고 있으며 디자인 인구도 100만명을 넘어섰다. 디자인을 업(業)으로 하는 디자인 전문회사의 수도 약 2,500여개로 10년 전에 비해 25배 이상 늘어났다. 디자인 신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IT 부문의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디자인 출원건수도 세계3위에 오를 정도로 디자인 창작활동도 매우 활발하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 역량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시장에서 힘들여 개발한 디자인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피해를 입거나 디자인 창작의욕이 줄어드는 현실은 매우 안타깝다. 일례로 국내 시장에서 베스트셀러였던 GM대우의 마티즈가 중국시장에서 디자인을 모방한 QQ자동차에 큰 피해를 입었으며 삼성전자 역시 세계적인 빅히트모델인 블루블랙폰의 디자인을 모방당함으로써 기업이미지에 커다란 손실을 가져왔다고 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한국기업 지적재산권 침해건수가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러한 디자인 모방제품이 제3국으로 수출되면서 이미지 실추, 신뢰 손실 등 국내기업이 입는 피해 역시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때 특허청에서 디자인 권리보호를 위해 ‘디자인맵’과 ‘상표맵’을 개발하고 있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디자이너들의 권리보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협력해 의장법을 ‘디자인보호법’으로 개정하고 ‘디자인권리화지원사업’을 통해 지식재산권 및 디자인 보호법 교육,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 등을 시행하는 것은 국내 디자인 산업 발전을 위해 매우 고무적이라 할 만하다. 디자인은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들어줄 중요한 원동력이다. 디자이너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세계적 수준의 디자인 개발과 이에 걸맞은 디자인 보호를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과 디자이너들이 협력해 최적의 제도를 마련하고 실행에 옮겼으면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