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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4·29 재보궐선거 판세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야권 후보들 간 분열 속 야당에 다소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선거 열흘을 앞둔 현재 대다수 지역이 접전으로 분류되는 등 혼전 양상 속에 접어들었다.
여야는 공통적으로 재보궐 지역 4곳 중 3곳을 '접전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4곳 중 최소 2곳 이상을 건지는 것이 공통된 목표다. 여야는 서울 관악을과 인천 서·강화을은 여야 후보 간 접전, 경기 성남 중원은 여당 다소 우세로 현재 판세를 내다보고 있다. 광주 서을은 조영택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천정배 무소속 후보 간 야야 대결 양상이다.
당초 '경제'에 초점을 맞추고 주도권 싸움을 벌이려던 여야 지도부의 선거전략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 후 상당히 달라졌다. 이번 파문이 여당인 새누리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공통된 분석이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의 도덕성에 정면 공세를 펴면서 정권 심판론을 끌고 나가기 시작했고 새누리당은 수세 속 분위기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이완구 국무총리의 자진사퇴 거부 등으로 높아진 정부 비판 여론이 당 후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자체 여론조사 결과 성완종 리스트 파문 여파로 각 후보들의 지지율이 일제히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이번 파문과 당의 '선 긋기'에 주력하면서 지역 발전을 위한 여당 후보 선택을 당부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는 19일 우세를 점하고 있는 성남 중원의 신상진 후보 지원에 나서 지지층 결집에 주력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번 파문을 더욱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성남 중원의 정환석 후보 출정식에서 "이번 부정부패사건은 개인 차원의 비리가 아니다"라고 전선 확대를 시도했다.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이 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도 목전에 두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 정치적 공세에 따른 역풍 우려도 제기되지만 당 지도부는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선거 중반 이후 역전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는 우리가 추격하는 양상이었지만 이번주 중후반을 거치면서 거의 따라잡았거나 역전했다"고 판세를 예측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파문으로 야당에 유리한 구도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며 "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아 정부여당에 대한 불리한 여론이 다시 반전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김 대표의 경우 이대로 선거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혹 패배해도 책임론을 돌릴 여지가 있어 타격이 크지 않겠지만 문 대표는 이런 분위기에서 진다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광수·진동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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