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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前 부터 로마와 교역했다.
입력2000-05-12 00:00:00
수정
2000.05.12 00:00:00
문성진 기자
신라시대 무덤에서 부장품으로 발견된 유리제품들이 2,000여년 전부터 우리나라가 로마와 교역을 하고 있었다는 결정적인 단서로 밝혀졌다.이번주 역사스페셜 「2,000년전의 수입품, 로만글라스」(13일 오후8시)은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5~6개의 유리용기와 유리구슬 등 이색적인 부장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우리 역사에서의 동서교역 기산점을 2,000여년 전으로까지 끌어올린다.
지난 75년 발굴된 황남대총은 목걸이, 팔찌, 곡옥 등의 장신구가 다수 출토된 반면, 피장자가 칼을 차고 있지 않아 무덤의 주인이 1,500년전 신라 여성귀족으로 판명됐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것은 유리제품들의 정체. 역사스페설 제작팀은 이스라엘 현지 취재를 통해서 이 유리제품들이 「로만글라스」임을 밝혀냈다. 역사스페셜이 주장하듯 황남대총 유리유물이 1,500년전의 「로만글라스」라면 최소한 1,500년전에 한반도에서 동서교역이 벌어지고 있었고, 더 멀게는 2,000년전께 서양과의 접촉이 시작됐을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게 된다.
제작팀은 우선 황남대총 유리유물들의 성분 분석에 들어갔다. 황남대총의 유리유물은 소다성분이었다. 그런데 같은 종류의 유리는 당시 우리나라에서나 중국, 일본에서는 생산되지 않았다. 코발트를 첨가해 담록색, 감색의 빛깔을 내는 소다성분의 유리유물은 로마에서 온 수입품이었던 것이다.
다음은 제조기법 분석. 역사스페셜 제작진은 유리의 본고장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을 찾았다. BC 1세기경 로마지역(이스라엘·이집트·시리아)에서 개발된 「대롱불기법」이라는 획기적인 유리제품 제작기법은 현재까지도 이 지역에서 그대로 쓰이고 있었다.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황남대총 유리제품들은 「2,000년전 동서교역」의 심증을 굳게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로만글라스」가 어떻게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까지 옮겨질수 있었을까. 대답은 「실크로드」다.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이 생존을 위해 개척한 동서교역의 혈맥이었던 이 길을 통해 1,500년전 우리나라가 로마와 교역관계를 맺었을 것이라는게 이번주 「역사스페셜」의 결론이다.
문성진기자HNSJ@SED.CO.KR
입력시간 2000/05/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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