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주목되는 적신월사 역할··· 한국-탈레반 대표 사흘재 협상 장소

아프가니스탄에서 피랍된 한국인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한국의 협상단과 탈레반 대표가 사흘째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이슬람 구호단체 적신월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가즈니주 가즈니시 소재의 적신월사 본부에는 지난 10일 한국 정부의 협상단과 탈레반 대표가 대면협상을 시작한 이래 외신은 물론 현지 언론들까지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피랍 25일째인 12일 한국인 여성인질 2명의 석방 결정이 번복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한국 대표단과 탈레반 대표가 이날 오전10시30분(한국시각 오후3시) 이곳에서 다시 만나 외부와 일체 접촉을 끊고 비공개로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양측 협상단이 사흘째 같은 협상장소인 적신월사 건물에 들어갔다”며 “가즈니주 적신월사 측에서도 협상 재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적신월사 주변은 현재 아프간군이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지만 11일 탈레반 협상단 측 대표인 물라 카리 바시르가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정부와의 대면협상이 원만히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가즈니시의 적신월사 본부 건물은 당초 탈레반이 한국인 여성인질 2명을 넘기겠다고 지명한 곳이기도 하다. 또 10일 오후부터 시작된 한국 측과 탈레반 간 대면접촉도 아프가니스탄 적신월사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통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탈레반과의 첫 접촉 성사 전부터 구체적인 접촉형식을 놓고 협의하는 과정에서 적신월사의 중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슬람권에서 존중받는 적신월사에 대한 신뢰를 탈레반 측으로부터도 받아낼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는 후문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적신월사에 대한 이슬람인들의 이해와 존중이 상당한 수준”이라면서 “적신월사가 개입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소 혼란을 겪고 있지만 탈레반이 제안한 여성인질 2명의 석방과 함께 다른 한국인 인질의 추가 석방 교섭에 있어서도 앞으로 적신월사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용어풀이=적신월사(Red Crescent Societies, ) 십자가가 이슬람권에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기 위해 1878년이후 십자가 대신 붉은 초승달을 상징으로 쓰고 있다. 최근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등에서 각종 구호활동을 펼치면서 이슬람권에서 높은 신망을 얻고 있다. 적신월의 유래가 된 초승달(新月) 무늬는 3세기 초부터 7세기 중반까지 중동 지역을 지배했던 사산왕조 페르시아에서 왕권을 의미했으며 그 뒤 이슬람 왕국에서 권력과 군사력의 상징으로 계승됐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초승달 무늬는 점차 무슬림의 형제애를 가리키는 상징으로 변했다. 전장에서 간호부대를 가리키는 표식으로 적십자 대신 붉은 초승달(적신월)이 쓰이게 된 계기는 러시아 제국의 남하정책으로 비롯된 러시아-터키(오스만제국)전쟁(1877~1878년)이다. 당시 오스만 제국은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적십자 대신 적신월을 사용했고 전쟁상대편인 러시아는 이를 존중했다. 이후 1929년 제네바 협약이 개정되면서, 적신월은 국제적인 공인을 받았다. 초기에는 터키와 이집트에서만 적신월 표지를 사용했지만 차츰 다른 이슬람권 국가들이 뒤따랐다. 현재는 국제 적십자와 적신월사연맹에 가입한 185국 가운데 33개국이 적신월을 쓰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