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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신라, 추가 시내 면세점 추진 ·1분기 실적 양호 겹호재에도 '역설의 주가'

■ 스톡 인사이드

외국인도 순매도 전환… 최근 3일새 12% 하락

엔저로 유커들 일본행

면세점 경쟁 격화 등 큰 부담으로 작용한듯


추가 시내 면세점 추진, 양호한 1·4분기 실적 등 '드라마틱'한 호재를 안고 있는 호텔신라(008770)의 주가가 최근 맥없이 주저앉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사업허가를 받아야 하는 면세점 사업의 특성, 환율에 따른 높은 변동성에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문제까지 얽혀 있어 증권가에서 호텔신라는 분석하기 어려운 종목으로 꼽혀왔다. 여기에 1·4분기 어닝서프라이즈에 버금가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자마자 주가가 약세로 돌아서 애널리스트들조차 원인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상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전날 대비 10.48% 하락한 11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1일째 이 종목을 사들이던 외국인도 이날 8억7,000만원을 순매도했다. 또 1·4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27일 호텔신라의 주가는 3%가량 내린 데 이어 이후에도 하락 흐름을 계속해 26일에 비해 현재 주가는 12% 떨어진 상태다. 호텔신라의 1·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8% 증가한 359억원, 매출액은 39.5% 늘어난 8,285억원을 기록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실적개선이 주가상승의 재료가 될 것이라는 종전의 분석을 무색하게 하고 있는 것. 김민정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호텔신라 실적은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며 "주가에 이미 선 반영된 측면이 강해 주가가 빠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호텔신라 주가를 역사적으로 보면 1991년 유가시장에 상장된 후 최저가는 8,550원(2008년 10월)이었으며 이부진 사장이 취임한 2011년 이후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최고치인 13만5,500원(2014년 8월)을 기록한 뒤 인천공항, 시내 면세점 사업 라이선스 이슈 등이 불거지면서 한때 8만원대로 급락하기도 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엔저로 인한 유커의 일본행 △추가 시내 면세점 사업자 확정에 대한 불확실 △면세사업자 증가에 따른 경쟁격화 등이 호텔신라의 주가를 누르는 요인들로 꼽고 있다. 7년여 만에 원·엔 환율이 890원대로 떨어지면서 한국을 찾는 유커의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다. 또 호텔신라 영업이익의 대부분이 장충동 시내면세점에서 나오지만 중국인 관광객을 수용하기에는 이미 포화상태여서 추가 매출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장충동 면세점은 남산 자연경관지구 내에 속해 있기 때문에 확장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현대산업개발과 손잡고 용산 아이파크몰에 시내 면세점 설립을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주가에 오히려 부담 요인이 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호텔신라의 주가는 삼성의 지배구조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2013년과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등기임원이지만 호텔신라의 지분은 한 주도 없는 상태다. 따라서 최근에는 지배구조가 바뀌더라도 호텔신라가 삼성에서 분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호텔신라의 주가가 기업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 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추가 면세점 사업권 확보가 결정되면 주가는 다시 반등하고 미국 기내 면세점 업체 디패스 인수도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게 애널리스트들의 설명이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년 전에는 환율 방향성과 인천공항 임대료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았다면 현재는 추가 시내 면세점 출점과 관련한 우려가 심리적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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