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형성됐던 유럽 초창기 역사를 통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의미를 진단했다. 저자는 그리스도 탄생 전후부터 1,000년에 걸친 유럽사를 통해 유럽 각국이 어떻게 형성됐고 세계의 중심으로 변하게 됐는지도 살펴본다. 최근 발굴된 고고학 증거, 언어의 변화 등을 통해서도 오늘날 유럽의 탄생 배경, 지중해 중심의 유럽질서가 재편성된 이유 등을 설명한다. 출발점이 되는 시기는 그리스도의 탄생 무렵부터다. 당시 유럽은 진보된 문화를 가진 지중해 로마 문명과 생존 수준의 농업을 영위하는 낙후된 민족 등 상반된 두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후 1,000여년간 유럽은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저자는 인류 역사가 이주의 역사라고 할 정도로 이주는 인류진화의 기본 개념이라고 설명하며 각종 데이터를 토대로 훈족, 고트족, 앵글로색슨족, 슬라브족, 바이킹 집단들의 면모와 이주의 형태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유럽의 출현은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라 로마 제국과 다른 민족간 활발한 상호작용에 따른 점진적 과정이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예를 들어 북유럽에 흩어져 살던 바이킹은 8세기 중반부터 약탈을 개시, 9세기에는 잉글랜드 지역에 있던 4개의 앵글로색슨 왕국 중 3개를 정복한 뒤 빼앗은 토지를 동족에 나눠줬다. 바이킹의 첫 정주(定住)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또 게르만족 이주민은 로마제국을 무너뜨렸다. 저자는 유럽의 출현이라는 갑작스런 변화가 민족과 제국들간의 활발한 작용에 따른 점진적 과정이었음을 지적하고 현재에도 민족간의 활발한 이동이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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