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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銀, 5년째 표류중인 신림백화점PF 돌파구 찾나

농협銀, 담보순위 양보 ‘통큰 결정’… 준공후 매각으로 사업 방식 변경 추진


농협은행은 여타 시중은행에 비해 유독 PF대출 규모가 큰 편이다.

지난해말 기준 농협은행의 PF대출 잔액은 3조2,896억원에 달했다. 4대 시중은행에 비해 최대 2배 가량 많은 수치다.

대형 시중은행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곧바로 PF대출에 대한 정리 작업에 들어갔지만 농협은행은 다소 뒤늦게 PF대출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농협은행도 최근 부실PF사업장 정리에 골몰하고 있다. 대출금 회수를 위해 처분할 수 있는 사업장은 매각하고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사업장엔 과감한 처방을 내놓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신림백화점(구 씨앤백화점)PF 사업 재개를 위해 담보신탁 1순위 수익자 자격을 양보하겠다고 밝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추가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담보 순위를 양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림백화점은 2006년 농협은행이 PF대출로 지원한 800억원과 분양계약자(756명)의 선투자액 1,200억원 등 약 2,000억원의 자금을 가지고 착공에 들어갔다.

하지만 2009년 시공사인 씨앤우방의 법정관리행으로 5년째 사업이 표류 중이다. 2011년 금호산업이 도급 형태로 시공을 맡아 잠시 공사가 재개되기도 했지만 분양계약자들이 중도금 납부를 거부하며 지난해 3월 공사가 다시 중단됐다. 공사 표류가 장기화되며 분양계약자들은 중도금대출이자로 수 백억원을 부담하고 있다. 중도금대출로 분양계약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시중은행들도 일부 분양계약자들이 대출금 상환을 거부하며 연체가 발생하고 있어 고민에 빠졌다.

결국 신림백화점의 시행사와 농협은행은 실타래처럼 꼬인 신림백화점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최근 사업방식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이 오랫동안 지연되며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한 분양계약자들을 고려, 분양방식 대신 일종의 부동산 펀드 방식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신림백화점의 준공을 마무리하고 농협은행과 투자 금융회사가 일정기간 동안 상가를 운영해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총 3,000억원의 분양대금 중 분양계약자들이 이미 납부한 1,300억원의 분양대금은 ‘투자금’으로 인정해준다. 미납된 분양대금 700억원에 대해서는 납부의무를 면제해 분양계약자들이 추가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덜어줬다. 부족한 공사비(700억원)는 금융권의 추가 대출을 통해 확보할 계획이다.

중도금대출을 연체 중인 분양계약자들의 구제 방안도 논의 중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공사가 재개될 경우 중도금대출을 연체 중인 신림백화점 분양계약자들의 연체이자 탕감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시행사와 농협은행은 신림백화점 준공후 4~5년 뒤 매각 차익이 대략 20%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신림백화점 인근의 쇼핑몰인 포도몰이 2010년 1,540억원에 매각됐다가 최근에 다시 2,000억원에 팔린 사례가 있다”며 “요즘 상가 개발사업자나 투자자의 경우 분양 없이 임대로 운영하다 전체를 매각 하는 방식을 더 선호해 (부동산 펀드 방식이) 매각금액을 높이는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신림백화점 시행사는 사업방식 변경을 위해 분양계약자들을 대상으로 동의서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시행사의 한 관계자는 “동의서 접수율이 90%를 넘어서면 시공사를 바로 선정,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재개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업 재개를 위해서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일부 분양계약자들은 신림백화점 정상화를 위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분양계약자들로 이뤄진 신림백화점 관리단의 한 관계자는 “사업장을 신탁공매로 낙찰 받아 관리단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미 투자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해당 사업부지의 신탁공매 권한을 가지고 있는 농협은행은 신탁공매에 반대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신림백화점 사업부지의 공매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현재 시행사에서 추진 중인 정상화 방안이 가능하도록 자금조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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