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자리를 가봤기 때문에 다른 길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하 타임 100)'에 뽑힌'피겨 퀸' 김연아(20) 선수는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타임워너센터의 레드 카펫 위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어깨선이 드러나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김연아는 이날 레드 카펫을 밟고 행사장으로 입장하면서 각국 취재진의 질문 공세와 포즈 요구로 전진하는 데 애를 먹어 국제적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김연아는 지난 4월 말 타임이 해마다 선정하는 '타임 100' 영웅 부문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에 이어 2위에 뽑혀 이날 수상식에 참석했다. 김연아는 이날 행사에 앞서 뉴욕특파원들과 인터뷰를 갖고 "아직 어리고 피겨스케이팅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운동선수들도 많은데 이렇게 뽑아줘서 정말 감사하다"면서 "전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뉴욕 방문이 처음인데 좋은 일로 오게 돼 기쁘다"며 "많은 유명인들을 보게 돼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김연아는 '다른 쪽으로 방향을 전환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분야에서의 활동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 "피겨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까지 가봤고 성공을 했기 때문에 다른 길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선수로서는 이루고 싶은 것을 다 해봤다"며 "올림픽이나 선수권 챔피언 등을 해봤고 최고의 자리에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지금 당장 결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천천히 생각하면서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면서 "지금 어린 선수들이 나나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포기하지 않고 힘든 과정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김연아는 지금 당장 큰 대회에 출전할 계획은 확정된 것이 없다며 당분간 학업에 전념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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