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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은행의 돈가뭄

최근 시중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리자 원인과 책임을 두고 논란이 많다. 미래에셋으로 대표되는 증권시장으로의 자금 쏠림현상 때문이라느니, 정부 정책실패 때문이라느니, 은행들의 덩치키우기 경쟁으로 인한 후유증이라는 등 다양한 진단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사착수 배경에 은행들의 ‘책임 떠넘기기’ 전략이 숨어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자금흐름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돈가뭄’을 자초한 은행들이 애꿎은 증권ㆍ투신업계에 화살을 돌려 미래에셋이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상당수 증권가 사람들은 이 얘기를 사실로 믿고 은행 쪽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듯하다. 소문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자금시장 경색에 대한 은행 책임론이 잇따라 제기되고 은행권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곱지만은 않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은행을 자주 찾는 기자도 언제부터인가 은행에 썩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됐다. 서비스는 별로 나아진 거 같지 않은데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수수료 항목을 만들거나 수수료를 올리는 행태를 보고 실망한 지 오래다. 고객을 위한 배려나 경쟁력 강화의 노력은 없이 서민과 중소기업의 주머니를 쥐어짜 손쉽게 이익을 내는 데 급급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모습은 일부 제조업체들이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려는 연구는 도외시한 채 하청업체에 납품단가 인하 강요로 이익을 보려는 행위와 별 차이가 없다. 그 열매는 달지만 잠시일 뿐이고 고통은 길다. 외환위기가 그것을 증명한다. 이제 고통이 막 시작된 것인지 모른다. 은행권은 자신을 돌아봐야 할 시기다. 금융의 중심은 은행이라는 정책당국의 ‘맏형론’이나 모피아사단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방패막이 삼아 안주해오지 않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국민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은행을 원한다. 손쉬운 대출이나 수수료 장사로 사상 최대의 순익을 내는 ‘우물 안 개구리’ 은행을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 해외시장을 개척해 국부를 늘리고 경쟁력 있는 예금상품을 내놓는 글로벌 은행으로 거듭나기를 고대한다. 이 기대에 부응하려면 지금부터라도 실력을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현재의 어려움에서 벗어나더라도 똑같은 위기는 언제든 반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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