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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중국투자의 허와 실

한광수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대학장>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기업의 중국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조업 공동화 조짐에 대한 우려와 함께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지나치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때 우선 중요한 것은 한ㆍ중 관계만이 아니라 중국시장을 둘러싸고 변화하는 총체적인 국제 경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일이다. 중국 통계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의 중국 투자는 지난 2년 연속 전년 대비 60% 이상 급증해 지난해는 70억달러를 돌파했다. 매달 약 6억달러 꼴이다. 사실상 중국 투자 1위 국가라는 분석도 있다. 무역·투자 제1파트너로 부상 일부에서는 머지않아 연간 100억달러 투자를 전망하기도 한다. (한ㆍ중간 무역 규모는 오는 2006년에 1,000억달러, 그리고 2011년에는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중국 투자 급증 현상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한 이래 급속한 경제발전을 지속하면서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 경제권은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ㆍ러시아 등의 지역도 중국과의 경제협력 규모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지난해 650억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투자유치가 연간 400억달러선에서 600억달러선으로 올라서고 있으며 중국은 이제 미국을 누르고 세계 1위 직접 투자 유치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세계 기업들로부터 그만큼 시장 잠재력에 대한 평가를 높게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투자를 누계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까지 대중 주요 투자국 중 7위 수준이다. 홍콩이 2,225억달러로 단연 1위였으며 미국(440억달러)ㆍ일본(413억달러)ㆍ대만(364억달러)ㆍ버진제도(301억달러)ㆍ싱가포르(235억달러)에 이어 한국은 196억달러에 달했다.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움직임이다. 미국은 새롭게 떠오르는, 그리고 향후 세계 패권을 다툴 경쟁국으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 기업의 투자진출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것이다. 투자뿐 아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과 1,700억달러가 넘는 무역을 통해 중국의 제1위 무역 상대국인 동시에 제1위 무역흑자 상대국임을 다시 확인했다. 금융협력도 대단하다. 메릴린치ㆍJP모건ㆍ씨티은행 등 굴지의 투자 은행들이 중국 부실채권 처리에 깊숙이 참여하고 있다. 양국간 경제관계에 국한시켜놓고 보면 사상 유례가 없는 미ㆍ중 밀착시대인 것이다. 미국은 한국시장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IMF 관리체제 이후 미국 등 서방은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를 크게 늘려 지난 98년 이래 지난 7년 동안 800억달러에 가까운 외국인 직접 투자(FDI)를 들여왔을 뿐 아니라 자본시장에 대한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우리 주식 시가총액의 40%가 넘는 1,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증권시장에 뿌려놓고 있다. 미국이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매우 적극적인 투자진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중국은 무역과 투자면에서 기존의 우리 최대 파트너였던 미국을 누르고 새로운 제 1위 파트너로 부상했다. 그만큼 중국시장에서의 사업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것인데 문제는 미래에 있다. 지금의 발전속도를 감안하면 향후 한국시장은 문명의 충돌에서 엘즈워즈 헌팅턴이 예상한대로 중국시장과 통합화 과정을 밟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우리 기업가들 중에는 중국을 우리의 내수시장으로 보는 시각도 싹트고 있다. 우리는 중국에 대한 투자를 국내시장 및 한ㆍ중관계에서만 바라봐서는 곤란하다. 미국은 그들의 대아시아 전략이라는 큰 틀 속에서 대중국 전략과 대한반도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미ㆍ일 신동맹전략도, 북핵전략도 같은 맥락임을 알아야 한다. 오늘날 중국의 부상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그만큼 미국의 발길이 바쁜 것이다. 윈-윈전략으로 활로 찾아야 근대 이래 늘 서방을 뒤따르는 일본도 바쁘다. 북한과의 가짜 유골 소동, 역사교과서 왜곡, 그리고 독도 영유를 둘러싼 억지까지 일본은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에 편승해 이득을 취하는 데 혈안이 되고 있다. 중국시장을 놓고 우리 사회에는 두 가지 시각이 존재한다. 하나는 중국시장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중국시장이야말로 우리의 활로라는 것이다. 두 가지 견해 모두 일리가 있다. 문제는 중국시장과 주변 상황의 가파른 변화 양상을 올바로 보고 활용하는 데 있다. 명심할 것은 중국시장이 워낙 거대해 잘못될 때도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이다. 윈윈 전략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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