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나라의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 후반대에서 4% 중반대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최근 취임 100일째를 맞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4.8%로 봤는데 (국회에) 예산안을 제출할 때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 경제의) 하방 위험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이달 말 (국회에 내년도) 예산안을 낼 때는 최대한 근접한 전망치를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박 장관의 발언은 대외 경제불안 요인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아 수출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내 고용지표가 호전되고 있고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이 줄어들고 있어 하향 조정폭은 0.5%포인트 내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재정부는 지난 1일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오는 2012~2014년 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4% 중반대로 예상한 바 있다. 정부의 지난해 예상치는 5% 내외였다. 지난 9일에는 현대경제연구소가 내년도 국내 경제성장 전망치를 올해보다 0.2%포인트 하락한 4.0%로 전망한 바 있다. 박 장관은 "현재로서는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시하는 기조에 변함이 없지만 내년을 본다면 글로벌 재정위기가 실물경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인지 불확실한 게 가장 걱정"이라고 말해 거시경제정책의 기조 변화도 검토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박 장관은 올해로 마감되는 건강보험 국고지원과 관련해 "(지원을) 연장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고지원 비율을 높이거나 사후정산하도록 한 법안에 대해서는 "사회보험 원리에 맞지 않다"며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장관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설립 이슈와 관련해 손숙미 한나라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기본으로 삼아 절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손 의원의 법안은 외국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내국인 환자의 비율을 병상 수의 50%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박 장관은 2013년 균형재정수지 달성 계획에 관해 "몇 백억원 내지 1,000억원 정도 흑자가 나도록 계획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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