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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나수다' 논란과 거래소의 낙하산 인사

최근 MBC의‘나는 가수다’(이하 ‘나수다’) 프로그램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나수다’는 국내 최정상급 가수 7명에게 노래 미션을 주고 수행 결과에 따라 한 명을 떨어뜨리는 서바이벌 형식을 도입했는데, 첫 탈락자를 느닷없이 구제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옮고 그름을 떠나 ‘나수다’의 백미는 경쟁을 붙이기 어려웠던 이들에게 서바이벌이라는 규칙을 도입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역량을 극대화 시키도록 하는 메커니즘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확실한 동력이자 흥행 요소인 경쟁을 프로그램의 무기로 삼아놓고서, 첫 판부터 그 규칙을 위반했으니 말이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경쟁이라는 규칙이 허용조차 되지 않는 곳이 하나 있다. 최근 신임 본부장(등기 임원) 선임을 둘러싸고 노ㆍ사간 내홍을 겪고 있는 한국거래소(KRX)가 바로 그곳이다. KRX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어 총 7 명의 등기 임원 중 임기가 끝난 3명의 후임을 새로 뽑을 예정인데, 이들 모두가 외부 인사로 채워질 것이란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KRX 노조는 총회 결과에 따라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실 이번 사태를 두고 반발하고 있는 이들은 노조 뿐만이 아니다. 아무리 일해도 위로 올라 갈 길이 없는 KRX 직원들은 “일할 맛이 안 난다”며 푸념을 한다. KRX가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휘말린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 당국은 증권 거래를 독점 중개하고 있는 KRX를 자신들의 통제 영역에 두고자 낙하산 인사를 종종 내려 보냈었다. 실제로 지난 1956년 증권 시장 개설 이후 KRX 이사장(통합 전 KSE 포함)을 지낸 25명 중 내부 공채 출신은 단 1명 뿐이다. 직장인의 로망인 임원 자리가 허용되지 않는 KRX에서 경쟁의 원칙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나수다’에서 묻혀 버린 사실 하나가 있다.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를 직접 섭외하는 등 스케일이 전혀 다른 무대를 연출한 윤도현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는 것. 이미 록(rock) 음악계에서 확실한 자리를 구축하고 있는 윤도현을 그토록 절실하게 만든 건 바로 경쟁이라는 규칙이다. 경쟁의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 KRX에서도 윤도현 같은 인물이 나올 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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