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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가로막힌 음악교사의 꿈

[새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현실에 가로막힌 음악교사의 꿈 [새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오는 24일 개봉하는 ‘꽃피는 봄이 오면’은 시대의 유행과는 좀 맞지 않는 ‘별난’ 영화다. 핏빛 난무한 잔혹함도, 도발적인 영상도 찾아볼 수 없다. 그 흔한 키스신 한 장면 등장하지 않는다. 신세대 관객들에겐 지루하다 못해 따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공 감미료’같은 자극적인 영상에 질린 영화팬들에겐 오랜만에 편안하게 쉬어갈 만한 ‘자연산’이다. 오케스트라 관현악단원을 꿈꾸는 트럼펫 연주자 현우(최민식)은 버거운 현실에 가로막힌 백수. 돈 없고 빽 없는 그에게 날아드는 건 ‘오디션 탈락’ 소식 뿐이다. 또 하나 안 좋은 소식. 오랜 연인이었던 연희(김호정)가 결국 다른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 자포자기의 심정이 된 현우는 서울을 등진 채 강원도 도계중학교에서 관악부 임시교사 일을 맡는다. 녹슨 악기, 색 바랜 트로피…. 현우와 별 다를 바 없는 사정이다. 그래도 현우와 아이들은 전국대회 우승을 꿈꾸며 열심히 연습한다. 연고도 없던 곳이지만 어느새 새로운 사람들과도 만난다. 그 중 “기나긴 겨울을 보내야만 봄이 온다”고 말해주는 동네 약사 수연(장신영)은 상처뿐인 그를 조심스레 보듬어 준다. 이 영화로 데뷔하는 류장하 감독은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를 찍은 허진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 그 때문인지 허 감독의 분위기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굴곡 없이 일상을 나열하는 영화는 기승전결조차 찾기 어렵다. 편안하고 잔잔하지만 ‘심심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그나마 몇몇 센스있는 장면들이 관객들의 입가를 슬며시 들어올린다. 그 중 영화 중반부 관악부원들이 탄광 앞에서 연주하는 장면은 백미. 실제 도계중학교 관악부원들인 이들은 ‘딴따라짓 그만하고 상고나 가라’는 아버지 앞에서 자신들의 꿈을 절절한 눈빛으로 연주한다. 주인공 최민식의 연기는 ‘올드 보이’보단 예전 TV드라마 ‘서울의 달’에 가깝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연기를 잘 한다”는 그는 이번엔 순박한 모습을 ‘뜨겁게’ 보여줬다.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입력시간 : 2004-09-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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