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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0월 22일] 확산되는 사법괴담

국감 시즌을 맞아 서초동 법조타운에 각종 ‘사법괴담’이 난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허위감정인 기소 않는 000검사를 파면하라’ ‘판결조작, 000판사는 민족의 역적’ ‘재판관은 판결문 장사를 중단하라’ ‘대한민국 사법부가 미쳤다’ ‘검찰총장님 억울한 사연 좀 해결을’ 등등. 가로수마다 내걸린 플래카드에는 저마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현직 대법관이나 판사, 그리고 검사들의 실명이 그대로 노출돼 있는가 하면 개인적인 명예를 해칠 거친 표현도 쉽게 눈에 띈다. 서초타운의 중심인 지하철 2호선 서초역 주변도로는 출퇴근 때마다 상습 정체되는 구간이다. 때문에 법조타운을 한번이라도 지나가본 사람이라면 그 수많은 플래카드 중 하나는 반드시 읽게 된다. 이들에게는 세상의 판사와 검사는 모두 ‘나쁜 놈’이 될 수밖에 없고 “나쁜 판사와 검사만 있을까”하며 암울해 할지 모른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법원이나 검찰이 이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두 손 놓고 지켜만 봐야 하는 상황이다. 법원의 한 판사는 “플래카드 철거를 정부나 경찰서 등에 요청해봤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며 ‘떼법’에 눈치보는 공권력을 은근히 원망만 하고 있는 눈치다. 최근에는 ‘사법정화’라는 문구까지 등장할 정도로 사법불신을 부추기는 ‘사법괴담’이 강도를 더하는 분위기다. 수많은 플래카드 내용 중에는 법원과 검찰의 실수로 진짜 억울한 사연이 생겼을 수 있다. 그렇다면 법원과 검찰은 당장 이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앞으로는 생계를 포기해가며 길거리에서 하소연하는 목소리들이 나오지 않도록 각오를 다져야 한다. 그렇지 않고 광우병괴담 초기 때처럼 ‘괴담은 괴담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면 사법 60주년의 역사가 오히려 퇴보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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