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월요초대석] "안정적 수입기반마련 정상화 시동"

노영욱(盧泳旭)대한송유관공사 사장에게는 지난 1년3개월여의 시간이 꿈만같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같은 부실공기업을 맡아 정상화의 궤도에 올리기까지 그는 하루도 편한 잠을 이룰 수 없었다.盧사장이 사장을 맡은 때는 지난 98년9월. 당시만 해도 많은 사람들은 송유관공사는 빚더미에 눌려 99년10월이면 파산에 직면할 것이라고 비웃었다. 그만큼 경영상태가 형편없었다. 전체 공기업들 가운데 꼴찌라는 핀잔도 수없이 많이 받아야했다. 그러나 대송은 최근 기획예산처가 90개 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99 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실적평가에서 3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공기업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기업들을 고객으로 하는 공기업부문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盧사장과 대송 직원들이 고통을 분담하며 땀을 흘린 결과이다. 공무원출신으로 탁월한 경영수완을 인정받고 있는 盧사장을 만나 구조조정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대송은 만성적자에 시달려 온 부실 공기업의 대명사처럼 알고 있습니다. 대송의 경영이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한 비결은 무엇입니까. ▲제가 처음 사장으로 왔을때만 해도 대송의 경영상태는 만신창이였습니다. 지난 98년의 경우 매출은 426억원이었는 데 반해 밖으로 지불해야 할 이자만 599억원에 달했을 정도였어요. 빚은 7,000억원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인데 매출은 늘어날 수 없는 구조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직원들은 이를두고 「죽음의 악순환」이라고 부르고 있더군요. 우선 안정적으로 매출을 늘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일이 급했습니다. 그래서 고객이자 주주인 정유사들과 장기수송계약(TAKE OR PAY)을 맺는 데 주력했습니다. 예전부터 난색을 표하던 정유사들을 끈질기게 설득했습니다. 대송도 살고 주주들도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었죠. 정부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결국 연도별 의무수송물량을 3년단위로 사전에 계약하고 2003년까지 전구간 수송요금을 단계적으로 20%까지 인상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끌어냈습니다. 그럴경우 2001년 수송물량은 지난 98년에 비해 167%가 늘어나고 매출액은 222%가 늘게 됩니다. 연평균 31%씩 증가하는 셈입니다. -매출이 늘어난다고 경영이 곧바로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었을텐데요. ▲물론이죠. 주한미군 송유관(TKP)의 운영권을 인수해 연간 수송수입규모를 90억원정도 늘리고 현금흐름을 개선시키기 위해 정책자금 차입금 가운데 일부 원금상환을 유예받았습니다. 에특회계 395억원, 공공자금 700억원에 대한 상환부담을 5년동안 유예했으니까 회사로서는 상당한 도움을 받은 셈입니다. 자회사인 G&G텔레콤도 성공적으로 매각했습니다. 대송은 G&G텔레콤주식의 26.17%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해 11월 미국프루덴셜의 자회사인 PAMA컨소시엄에 주당 1만7,200원씩 모두 540억원을 받고 팔았습니다. 투자원금이 212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328억원의 투자수익을 거둔 것입니다. G&G텔레콤매각은 정부의 공기업매각중 성공적인 케이스로 평가받아 보람이 컸습니다. -대송은 지난 90년 설립된 이래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습니다.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은 안정적인 흑자구조의 틀을 다져놨다는 뜻인지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지난해 대송은 G&G텔레콤 매각에 따른 특별이익발생등으로 2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어요. 회사 설립이래 최초의 흑자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누적되어온 부실이 많아 올해에는 293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 같아요. 대송이 안정적인 흑자를 내기 시작하는 해는 2003년쯤이 될 것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살펴보면 2003년에는 50억원의 흑자가 발생하고 2005년쯤에는 360억원으로 흑자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말하자면 2003년까지는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때쯤이면 송유물량이 늘어나 시설가동률이 적정가동률인 60%이상으로 확대되고 현금흐름이 개선되어 단기 부족자금을 완전히 해소됩니다. -경영혁신을 주도하시는 과정에서 어려운 점도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이었습니까. ▲무엇보다도 노조와의 협상이 가장 버거웠습니다. 대송은 다른 공기업들과는 달리 노조가 둘입니다. 한국송유관을 인수했기 때문인데 노조는 기존의 민노총과 한국노총계열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군살을 빼기위해 대대적인 인원감축이 불가피했어요. 그런데 둘로 나뉘어져 있는 노조와의 협상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난제였습니다. 서로 고통을 감수하는 길밖에 없었어요. 저는 회사돈으로 골프를 단 한번도 치지 않았습니다. 또 제 월급을 전 직원들 앞에 공개하고 제가 쓴 비용도 누구나가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에는 협상에 완강하게 반대하던 노조들도 저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노조가 고맙습니다. 우리 노조는 지난해 회사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무분규·불파업을 선언했습니다. 또 임금과 복지제도 합리화를 회사에 포괄적으로 위임했어요. 사장으로서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맙더군요. 반면에 아픔은 컸습니다. 지난 97년 523명이었던 직원수가 지난해 343명으로 180명이 줄었습니다. 급여는 20%가 깎였고 퇴직금 누진제도 폐지됐습니다. 유급휴가일수도 11일이 단축됐죠. 경조비는 아예 없앴습니다. 협상을 통해 노조문제는 성실이 가장 좋은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노조가 하는 말을 성실하게 들어주고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줘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대송 역시 민영화대상 공기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민영화일정은 떻게 잡혀있습니까. ▲정부 계획에 따라 대송은 올해 상반기까지 정부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합니다. 원래는 올해말까지로 되어 있었는데 6개월정도 앞당겨하는 것이지요. 대송의 주식은 정부가 46.5%로 가장 많이 갖고 있고 나머지는 정유사와 한국석유공사, 대한항공등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송은 설립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정부 지분을 매각할 경우 현 주주회사의 소유지분비율에 따라 우선매수권을 주게 되어있어요. 그런데 몇몇 주주사는 인수의사가 없는 것을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대송을 주식시장에 직상장에 공모하는 방법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일단 오는 3월까지 현재의 주주회사들에 대한 주식양수 요청을 하고 양수 의사가 없을 경우에는 6월까지 제3자매각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대송의 주식가치는 주당 1만2,556원으로 평가되었습니다. -민영화과정에서 노조의 반발도 예상됩니다만. ▲사실입니다. 신분불안을 우려한 양대 노조의 집단행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송노조는 다른 공기업 노조들보다 강도가 높은 구조조정을 감내해왔습니다. 그런데 민영화를 단행할 경우 고용불안으로 인해 피해의식이 팽배할 게 뻔합니다. 일정기간동안 직원들에 대한 신분보장과 회사 지원방안이 민영화계약조건에 반드시 명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담 : 박시룡 부국장 겸 정경부장SRPARK@SED.CO.KR 정리=박동석기자EVEREST@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