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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정신 깃든 명품 해외서 먼저 원더풀

■ 국내 유일 우산제조업체 두색하늘 송주홍 사장<br>중국산에 밀려 국내업체 씨 말라… 마지막 국산 지킴이로 자부심 커<br>품질 입소문에 영국·미국·일본서 발길<br>독자 브랜드로 해외시장 진출 할 것

송주홍


"사업하면서 10원 한 푼 지원 받은 적도 없고 도움을 바란 적도 없습니다. 제가 진정 원하는 것은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국산 우산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것뿐입니다."

27일 경기도 가평군 목동산업단지에서 만난 송주홍(사진) 두색하늘 사장은 중국산 우산이 국내 시장을 점령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부터 드러냈다. 송 사장은 "시중에 유통되는 우산은 전부 다 중국산"이라며 "보통 사람들은 국내에 우산 공장이 있는 지도 잘 모른다"고 혀를 찼다. 이어 그는 "겨우 25년밖에 안 된 우리 회사가 한국 우산의 역사로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송 사장이 이끄는 두색하늘은 현재 국내 유일의 우산 제조업체다. 국내 상표를 달고 팔리는 우산은 많지만 두색하늘의 우산을 제외하면 실제 국내에서 제조된 우산은 아예 없는 셈이다.

송 사장은 "2000년대 이전만 해도 우리가 기억하는 협립, 세화 등 우산업체가 600개나 됐다"며 "하지만 값싼 중국산 제품이 밀려오다 보니 이제는 씨가 다 말라버렸다"고 말했다.

수많은 우산업체들이 사라져 가는 와중에 송 사장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우산 단일품목으로 회사를 유지하려니 직원들 월급 주기도 힘들었고, 도중에 IMF를 맞아 피눈물 나는 고생을 하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두색하늘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송 사장의 품질에 대한 고집과 장인정신. 손잡이부터 원단, 프레임 등 우산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해 그는 항상 공부하고 연구한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출원한 특허만 해도 10여개가 넘고 정부 포상도 여러 번 받았다. 송 사장은 "중국산 들어 오는데 왜 아직도 우산 만들고 있냐고 주위에서 욕도 많이 먹었다"며 "그래도 나는 틈새시장을 개척하고 수출도 하며 내 갈 길을 갈 생각"이라고 뚝심을 보였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두색하늘의 우산은 이미 사용중인 고객이나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는 명품으로 통한다. 소재부터가 다르다. 원단은 옷감을 만드는 소재로 두텁고 질감이 좋으며, 우산대는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FRP)으로 가볍고 견고하며 안정성이 뛰어나다.

송 사장은 우산 대에 고정쇠와 누름쇠가 없는 우산을 펼쳐 보이며 "사실 이 우산은 값싼 중국산을 따라잡기 위해 공정과 인건비를 줄이려 개발한 것인데, 막상 만들고 보니 누름쇠가 없어 손 다칠 위험도 없고 휘어지지도 않는 명품 우산이 나오게 됐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외에 두색하늘에는 실로 프레임과 원단을 고정시키는 대신 특별히 개발한 플라스틱 부품으로 원단을 찝는 방식으로 고정하는 우산, 방수 처리를 한 고급스러운 벨벳 원단 우산, 종이로 만든 우산 등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신기한 우산들이 다양하다.

품질이 뛰어난 만큼 두색하늘의 우산은 주로 고급 수입차 업체, 금융기관 등 기업들에 공급되고 있다. 또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듣고 거래를 트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

송 사장은 "독일 유명 수입차 업체의 경우 13년째 계속 거래를 유지할 만큼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영국, 미국, 일본에서도 우리 제품을 보러 오기도 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거래를 원하는 곳이 많은 만큼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도 많았지만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송 사장의 고집 탓에 이제까지 돈을 많이 벌지는 못했다. 송 사장은 "우리 우산을 원하는 많은 업자들이 찾아왔지만 그들과 거래해봤자 우리 회사 이름도 못 쓰고 중간에서 유통 단계가 많아지면 값만 비싸져 결국 우리에게 득 되는 것이 없다"며 "흥정 대신 기술력과 품질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송 사장은 소위 말하는 '장삿꾼'이 싫어 직접 영업을 뛰지도, 회사에 영업 담당도 두지 않고 있다. 대신 두색하늘의 우산을 사용하기 원하는 고객들에게 회사 문은 항상 열려 있다.

송 사장은 앞으로 해외 수출 길을 여는 게 목표다. 그는 "앞으로 3~4년을 보고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외국 규격에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 우산은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만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나라에 일년에 6,000만개 정도의 우산이 시장에 나오는데 정작 우리 손으로 만든 우산은 그 중 10만개가 채 안 돼 큰 기업이나 국가 기관이라도 우리 제품에 관심을 가져 줬음 좋겠다"며 "바닥에서 여기까지 오는 것도 힘들었지만 우리는 이제 겨우 시작단계로 하루하루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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