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바티칸이나 한국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아직까지 국내 업계와 의전차량에 대한 협의를 하지 않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외교사절 방한의 경우에는 외교부를 통해 의전차량 문의가 들어오고는 한다"면서 "그러나 교황 방한 기간 의전차량에 대한 문의는 어떠한 기관으로부터도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한국GM 관계자도 마찬가지로 문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가장 작은 차를 타고 싶다'는 교황의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해 한국 상황에 적용하면 경차가 가장 알맞다. 국내 업계가 만들고 있는 경차는 기아차의 '모닝'과 '레이', 한국GM의 '쉐보레 스파크' 등 3종이 있다. 이들은 모두 1,000㏄ 엔진을 탑재한 경차로 이 중 실내 공간이 가장 넓은 차는 기아차 레이다.
범위를 소형차까지 넓히면 현대차의 '엑센트', 기아차의 '프라이드', 한국GM의 '쉐보레 아베오'도 교황이 선택할 수 있는 차다. 이들 차종은 모두 1,400cc 또는 1,600cc 엔진을 탑재한 소형차다.
교황이 바티칸에서 타는 차는 포드의 '포커스'다. 이 차는 한국 자동차 업계의 차형 분류로는 준중형이다. 때문에 교황이 이 차에 맞춰 현대차의 '아반떼', 기아차의 'K3', 한국GM의 '쉐보레 크루즈', 르노삼성 의'SM3' 등 준중형차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교황이 지난해 7월 브라질을 방문했을 때 탔던 차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당시 교황은 현지 생산 차량인 피아트의 '아이디어'를 탔는데 이 차는 소형 다목적차량(MPV)이다.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성격의 차는 기아차의 '카렌스'나 '쏘울', 한국GM의 '쉐보레 트랙스', 르노삼성의 'QM3' 정도다. 그러나 QM3는 프랑스 르노가 스페인 공장에서 만든 차를 르노삼성이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어서 '한국차'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애매한 면이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교황 측이 업계와 협의하지 않고 알아서 국내에서 소형차를 구해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요청의 들어올 경우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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