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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수, 차기 EU집행부 구성안 철회

의회 표결 연기… 현 집행부 집무 연장

호세 마누엘 바로수 차기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7일로 예정됐던 차기 집행위원진 의회 인준 표결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표결 직전에 인준안 상정을 포기하고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이에따라 표결이 연기됐으며 로마노 프로디 위원장이 이끄는 현 집행부가 교체일인 다음달 1일 이후에도 집무를 계속하게 됐다. 또 어떤 식으로든 집행부를 새로 편성하는 작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바로수 차기 위원장의 이같은 결정은 성(性) 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법무담당 집행위원 내정자 로코 부티글리오네에 대해 유럽의회내 사회당 그룹을 주축으로 다수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부결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나왔다. 바로수 차기 위원장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오늘 표결이 실시되면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 문제를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오늘 인준 요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집행부 재구성 문제와 관련해 "수주일 안에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만 말해 집행부 구성에서 어떤 변화가 생길 지와 의회 표결이 언제 있을 지는 아직 명확치 않다. 유럽의회의 다음 회기는 11월 셋째주에 열리는데 그 때까지 바로수와 의회측간에 타협이 이뤄질 지 주목된다. 문제 당사자인 이탈리아 출신의 부티글리오네 내정자는 사퇴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으면서 "나는 임무를 다했다. 바로수 위원장이 잘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리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정부는 부티글리오네를 EU의 법무담당 집행위원으로 계속 밀겠다는 입장을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부티글리오네는 동성애를 죄악시하고 여성을 폄하하는 발언으로 유럽의회내 사회당 및 녹색당 그룹 의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 왔다. 사회주의자 그룹의 지도자 마틴 슐츠는 바로수의 결정은 의회의 승리라고 환영했고 녹색당 지도자 다니엘 콘 벤디는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자평했다. 이날 차기 집행부 인준 차질로 인해 프로디 위원장의 현 집행부가 31일 공식 임기 만료에 관계없이 사태 해결 때 까지 계속 업무를 볼 예정이다. 집행부의 레지오 켐피넨 수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기간이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업무 연속성을 보장하기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집행부의 닐 키녹 부위원장도 "우리의 임무를 다하겠다"며 수주일 안에 사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9일 로마에서 열리는 회원국 정상들의 EU 헌법 서명식에서 차기 집행부 문제가 자연스럽게 거론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U 집행부의 비정상적인 교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자크 상테르 위원장이 이끈 집행부가 운영비리 지적에 따라 총 사퇴한 뒤 프로디 체제가 출범하기까지 6개월간 집행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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