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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기대 인플레 급락… QE 카드 꺼내나

향후 5년 평균 기대치 1.95%

유로 재정 위기 이후 최저 수준

양적완화 연내 시행 전망 커져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재정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유로존의 5년 평균 기대 인플레이션이 지난 22일 기준 1.95%까지 하락했다고 바클레이스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한창이었던 2010년 10월 1.9%까지 떨어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유로존 디플레이션 우려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유럽중앙은행(ECB)의 물가 목표치인 2%를 밑도는 상황은 이례적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2.11%를 기록했던 5년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뚝 떨어진 데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크리시나무티 수번 바클레이스 전략가는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올 들어 2% 웃돌며 안정적인 상태였다"며 "이달 들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 등 지정학적 위험 등이 겹치며 뚝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주에 발표될 물가와 고용지표도 디플레이션 우려를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오는 29일 발표되는 8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 예비치는 전월(0.4%)보다 더 하락한 0.3%를 기록하고 같은 날 나오는 실업률도 11.5%로 전월처럼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의 ECB 디플레이션 파이팅이 갈수록 패색이 짙어지며 이제 미국식 양적완화 결단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최근 잭슨홀 회동에서 중장기 물가전망이 떨어지는 현상에 대해 각별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ECB 통화위원들도 최근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점을 인식하고 중기 물가안정을 위해 ECB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다음달 4일 수정 경제전망을 토대로 통화정책을 결정한다.

전문가들은 ECB가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는 시기가 연내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장 다음달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양적완화 시행 이전에 현재 가동 중인 완화적 정책을 더욱 확대하고 효과를 지켜본 후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는 6월 은행들의 중앙은행 예치금에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한편 기준금리를 0.15%까지 내렸으며 실물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최대 4,000억유로의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9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시행하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12월에 약 1조유로 규모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포르테스 런던비스니스스쿨 교수는 "드라기 총재가 2년 전 유로화를 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whatever it takes)'고 한 약속을 이제 유로존 경제를 구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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