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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방카슈랑스와 피자 2판

금융부 박태준기자 june@sed.co.kr

[기자의 눈] 방카슈랑스와 피자 2판 금융부 박태준기자 june@sed.co.kr 금융부 박태준기자 “어떤 은행 점포에 피자 2판을 배달시켰는데 보험을 판매하는 은행원 2명이 각각 피자 1판씩 먹으라는 얘깁니까.” 최근 방카슈랑스 운영실태를 검사 중인 금융감독원의 한 직원이 생명보험사의 한 방카슈랑스 담당자에게 “무슨 이유로 피자를 돌렸냐”며 이렇게 따졌다고 한다. 현 규정으로는 은행 점포당 2인까지만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방카슈랑스 도입 후 보험사는 자사상품의 은행 판매실적을 높이기 위해 은행 직원들에게 일종의 ‘인센티브’로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제공해왔다. ‘피자 2판’은 인센티브로도 볼 수 없는 감사표시 정도에 불과하지만 금감원은 최근 들어 이런 소소한 것에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일부터 시작해 오는 29일까지 실시하는 방카슈랑스 운영실태 검사는 올해 초 단행했던 검사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강도 높게 검사가 진행돼 은행은 물론 보험사 담당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최근 방카슈랑스 확대시행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감독 부재’로 각종 부작용이 양산됐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 꺾기’와 같은 은행의 불공정 거래와 ‘불완전 판매’ 증가도 일각에서는 방카슈랑스에 대한 적절한 감시ㆍ감독체계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비판을 수용해 지금까지 느슨했던 감독을 강화하고 체계를 정비하는 일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이미 ‘잘못된 첫발’을 내딛은 금융정책이 감독강화로 제 길을 찾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2단계 확대시행으로 은행이 취급하는 보험상품 수가 수 십여개로 늘고 매출 규모도 수 십조원대로 증가하면 금융당국의 검사가 한계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 최근 보험학회가 방카슈랑스의 바람직한 정착을 위해 몇 년 동안 ‘폐해방지조치 실행 및 관찰기간’을 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보험사가 은행 점포에 고마움을 느껴 피자를 돌린다면 그것이 2판이 아니라 10판쯤 되더라도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중요한 것은 피자 몇 판이 아니라 지금까지 드러난 방카슈랑스의 폐해와 확대시행에 대한 우려가 어느 수준인지, 그것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면 시행을 연기해서라도 부작용을 근절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결단력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입력시간 : 2004-10-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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