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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 봄 기지개

이숙자·이왈종·문봉선 등 인기작가 기획전 잇따라

이숙자 '이브의 보리밭-몽환'

화랑가가 미술시장의 인기작가를 내세운 기획전으로 야심차게 봄 성수기를 맞이하고 있다. 화랑가에서는 휴가철인 여름과 외출이 줄어드는 겨울은 전통적으로 비수기인 반면 봄과 가을은 성수기로 분류된다. 시장 침체는 계속되고 있지만 주요 화랑들은 시장 수요가 탄탄한 인기작가를 내세워 미술애호가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평창동 가나아트센터는 싱그러운 녹색의 봄빛이 가득한 '보리밭 화가' 이숙자(70)의 개인전을 9일부터 갖는다. 1970년대부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는 회화 40여점과 크로키 30여점 등으로 40여년의 작품세계를 한 자리에서 보여준다. 한국채색화의 전통을 이어 순지 5겹을 덧대 만든 캔버스 위에는 싱그러운 초록빛 물결부터 금빛과 은빛, 보랏빛까지 보리밭이 넘실댄다. 에메랄드, 수정 같은 보석 원석을 갈아 만든 안료를 사용해 반짝임이 유난하다. 작가는 우연히 마주친 보리밭의 힘찬 생명력에서 영감을 얻어 '보리밭' 연작을 내놓으며 화단의 주목을 받았다. 눈이 크고 코가 오똑한 서구형 미인들이 보리밭에서 나체로 과감한 포즈를 취하고 당당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이브의 보리밭' 시리즈는 파격적인 스타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작은 화려한 꽃을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여성의 누드화 '이브-봄 축제' 시리즈를 선보였다.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에서는 13일부터 동양화가 이왈종(67)의 개인전이 열린다. 20여년 전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간 이 화백은 이후 '제주생활의 중도(中道)'라는 큰 주제 아래 골프와 안빈낙도의 삶을 소재로 이국적인 정취와 절경을 그려오고 있다. 한결 같은 인기를 얻고 있는 그의 작품은 매 전시마다 '솔드아웃' (매진)을 기록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년만인 이번 개인전에는 회화 60여 점과 부조, 목조, 도자기와 향로 등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작품에는 세속의 집착과 욕망을 버리고, 물아일체의 경지를 꿈꾸는 조선선비의 은일정신을 추구하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있다. 특히 이왈종 만의 독특한 작업방식인 한지와 흙, 오브제를 사용해 표현한 부조 형식의 도툼한 질감효과는 제주의 돌담을 연상시키며 작품에 서정적 정취를 더한다.

정통 문인화로 꾸준한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봉선(51)은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 전관에서 묵란(墨蘭)전을 14일부터 시작한다. 지난해 사군자의 첫 번째로 매화를 선보이며 수많은 관람객의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올해 주제는 난으로 잡았고, 맑은 향기가 스스로 멀리 간다는 뜻의 '청향자원(凊香自遠)'을 전시제목으로 정했다. 지난 35년간 연구한 난 그림의 결과물인 100여점의 작품이 춤을 추듯 화폭에 펼쳐져 그윽한 향을 내뿜고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화법과 과감한 새로운 화법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공간 구성도 채움과 비움의 미학을 절묘하게 변주한다. 특히 9m가 넘는 10폭 대작은 압도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 전시는 모두 4월1일까지 열린다.



한편 1960년대 미술의 우상으로 꼽히는 작가 에바 에세의 초기작 등 희소성 높은 고가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국제갤러리의 전시와 YBA(young British Artistsㆍ영국의 전위적인 젊은 현대미술가 그룹)의 스승이며 영국 개념미술의 선두주자인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아시아 최대규모 개인전을 여는 갤러리현대 사간동 신관 전시도 마찬가지로 미술사적 검증을 거친 작가들을 통해 성수기 미술애호가들을 겨냥한 기획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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