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년차의 조준희 기업은행장에게 지난해는 남달랐다. 내부 출신 행장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개인고객 1,000만명 달성 등 기업은행으로서는 의미 있는 성과도 일궈냈다.
무엇보다도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본연의 업무에서는 여타 시중은행을 압도했다. 은행권 최초로 연체대출 최고금리를 13%로 기존보다 5%포인트 내렸다. 중소기업대출도 은행권 전체 순증의 31.6%(2011년 10월 기준)를 차지하면서 잔액기준 시장점유율이 전년 대비 0.5%포인트 상승한 21.2%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지원규모를 대폭 확대하면서도 은행권 최고의 자산건전성을 유지한 점은 눈에 띈다.
개인고객이 급증한 것도 주목할 사안이다. 2010년 말 944만명이던 개인고객은 지난해 5월 1,000만명을 돌파해 1,050만명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개인예금 부문에서는 사상 최고 실적인 6조5,000억원을 넘어섰고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는 창구조달 예금 100조원 돌파도 기대하고 있다.
조 행장의 기업은행은 금융권 고졸 채용 바람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57명의 고졸 행원을 뽑아 금융권에 고졸 채용 바람을 일으켰는데 올해 역시 고졸 채용 인원을 163명으로 지난해보다 소폭 늘릴 예정이다.
조 행장이 올해는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은행권 전반에 어떤 새 바람을 일으킬지는 매우 기대되는 대목. 조 행장은 올해 화두로 '축기견초(築基堅礎)'를 내걸었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기초를 세우고 초석을 단단히 하겠다는 의미로 어려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맞춰 기업은행은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은행'의 이미지를 강화하고 중소기업 지원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대출 금리를 최고 2%포인트 낮추고 6개 여신취급 수수료를 폐지하는가 하면 1,000개 중소기업에 대한 무료 경영 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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