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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펀드의 대형화·장기화가 시급하다

펀드 매니저들이 너무 자주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협회가 올들어 지난 1일까지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전문인력변경’ 공시를 분석한 결과 매니저가 교체된 펀드가 887개에 달했다. 국내에 설립된 전체 펀드 6,847개 중 13%에 해당하는 것이다. 펀드매니저의 잦은 교체는 아직 우리 간접투자시장의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매니저의 빈번한 교체는 펀드의 소형화ㆍ단기화가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펀드시장은 외형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허약하기 짝이 없다. 미국 투신협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펀드 수는 미국ㆍ프랑스ㆍ룩셈부르크에 이어 4위지만 펀드당 자산규모는 평균 2,670만달러(267억여원)로 조사대상국 39개국 중 최하위권인 33위였다. 대부분의 펀드는 서너명의 매니저로 구성된 팀제로 운용되는데 이렇듯 자잘한 규모의 펀드수가 많다 보니 한팀이 수많은 펀드를 담당하고 있어 매니저의 회사이동 등에 따라 자주 바뀌게 되는 것이다. 매니저의 잦은 교체는 적립식 펀드 급증 등 최근 들어 활기를 띠고 있는 간접투자 문화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매니저가 자주 바뀌면 펀드에 대한 책임감이 약해지고 종목선정과 분석 등에서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 펀드운용의 안정성과 수익성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그 손해는 결국 투자자들에게 돌아가고 이는 펀드나 증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투자자들이 시장에 등을 돌리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국내 펀드는 그렇지않아도 선진국에 비해 규모가 작고 투자기간이 짧아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운용자까지 자주 바뀌면 안정성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8개월간 무려 4명의 펀드매니저가 교체되는 사례까지 있고 보면 더욱 그렇다. 자산운용업의 활성화 없이는 금융산업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자산운용업 발전을 위해서는 간접투자 시장의 확대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펀드의 대형화ㆍ장기화와 함께 우수한 펀드 매니저들의 육성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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