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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0년 중국과 함께 세계로] <17·끝> 갯벌위에 세운 기적, STX

어촌을 1년반 만에 세계적 조선 메카로… 해양신화 다시 썼다<br>창싱다오에 17억달러 투자 통 큰 결단<br>최단기 조선소 완공·선박 진수 신기록<br>근로자 2만5,000여명… 경제 주춧돌로

STX의 다롄 조선해양생산기지에서 선박 건조가 한창이다. STX는 다롄 기지를 한국의 진해 조선소, STX유럽과 함께 3대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갯벌의 기적… 세계가 경악한 한국 조선
[한중수교 20년 중국과 함께 세계로] 갯벌위에 세운 기적, STX어촌을 1년반 만에 세계적 조선 메카로… 해양신화 다시 썼다창싱다오에 1조7,000억원 투자 통 큰 결단최단기 조선소 완공·선박 진수 신기록근로자 2만6,000여명… 경제 주춧돌로

창싱다오=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STX의 다롄 조선해양생산기지에서 선박 건조가 한창이다. STX는 다롄 기지를 한국의 진해 조선소, STX유럽과 함께 3대 핵심 생산 거점으로 육성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동북부 랴오닝성의 항구 도시 다롄(大連) 공항에서 차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창싱다오(長興島). 지난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외딴 변방의 섬마을이었던 이곳은 대단위 산업단지, 복합 쇼핑몰 등이 빠른 속도로 들어서며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랴오닝 연해경제벨트의 성장 거점인 다롄의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방이 온통 갯벌이었던 어촌이 어떻게 단기간에 주목 받는 산업 도시로 변모했을까. 이 같은 탈바꿈의 씨앗은 2005년에 뿌려졌다. 바로 STX가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이곳 황무지에 대규모 조선소를 짓기로 결정한 것. 중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조선업을 전략적 지원업종으로 선정해 정부 차원의 대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었던 터였다. 마침 당시 랴오닝성 서기에 취임한 리커창 부총리가 상하이나 광둥성처럼 랴오닝성 연해지역을 중국의 신규 성장축으로 개발하려는 정책과 맞물려 조선소 부지 조성과 진입 도로 등 제반 인프라를 건설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한국의 신규 조선소 부지 물색이 마땅치 않았던 STX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였다.

STX와 랴오닝성 정부의 의기투합은 이때부터 창싱다오 신화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여의도 면적의 1.7배에 달하는 550만㎡의 갯벌이 불과 1년 반 만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해양 종합생산 기지로 탈바꿈한 것이다. 강덕수 STX 회장은 이곳 다롄 생산기지가 STX가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한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건설 당시 매주 현장을 방문해 진척을 독려하는 등 남다른 헌신과 애정을 쏟아 부었다.

이는 세계 조선소 건설 역사상 숱한 진기록을 남겼다. 2007년 3월 기공식 이후 2008년 4월 스틸 커팅(선박 생산을 위한 강재 절단), 2008년 12월 1단지 조선단지 완공 및 1호 선박을 진수시켰다. 기공식 후 20개월 만에 조선단지 완공, 스틸 커팅 이후 8개월 만에 선박 진수라는 세계 신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STX 다롄 생산기지는 2008년 4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해 2009년 상반기에 첫 선박 STX 베고니아호와 크로커스호를 인도했다. 지난해는 20척 이상의 선박을 인도하는 괄목할 만한 실적을 기록했다. STX는 근로자만 2만6,000여명으로 지역 고용창출 및 경제 활성화에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양식장 등 인구 5만명의 어촌이었던 창싱다오는 STX의 진출과 함께 관련 협력업체 및 주거단지가 들어서며 15만명의 산업 도시로 변모했다. STX는 이곳 227만㎡ 부지에 2만3,000여 가구의 대단위 주택단지를 건설 중이며 이중 이미 4,800세대를 완공했다. 창싱다오는 중국 경제개발의 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인식되며 정부 고위 링다오(지도자)들이 산업 시찰 때 찾는 대표적 명소가 됐다.

2009년 9월 원자바오 총리는 하계 다보스포럼이 열린 다롄을 방문하면서 STX 조선소를 찾아 깊은 관심과 애정을 표시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중국 공산당 서열 4위인 자칭린 정협 주석, 2010년 4월에는 리커창 부총리, 2011년 4월 허궈창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 최고위 링다오들이 줄줄이 STX 다롄을 찾았다.

STX는 다롄 생산기지를 한국의 진해 조선소, STX유럽 등과 함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의 핵심축으로 삼아 '글로벌 톱 조선그룹'으로 성장시킨다는 신성장 전략을 세웠다. 진해 조선소는 LNG선 등 고부가가치 생산기지로, STX유럽은 크루즈선 등으로 건조 메카로서의 지위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갈 계획이다.

다롄 기지는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십분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박의 부품 생산부터 선박 건조까지의 모든 과정이 한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가공비 및 물류비를 최소화할 수 있는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또 벌크선, 자동차 운반선 등 범용 선박을 만들 수 있는 조선 기지와 함께 고부가가치 상품인 드릴십, 해양구조물 등 해양플랜트 생산기지도 갖추고 있다. 다롄 기지는 LNG선 등 고부가가치 대형 선박 제조를 주로 하는 한국의 진해 조선소, 크루즈선 등을 생산하는 STX유럽 등과 함께 3대 생산 거점으로 우뚝 섰다.

2008년 78억위안이던 STX다롄 매출은 올해 213억위안을 기록하며 4년 만에 3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STX는 다롄 기지를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심축으로 삼기 위해 홍콩 증시 상장 등을 통한 자금확보 등으로 신규 설비투자 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판단 아래 과감한 투자로 중국에 진출했던 STX의 선택이 빛을 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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