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채널을 신설한다는 방침을 굳히면서 중소기업 관련단체와 농협ㆍ대기업 등 후보군의 ' 짝짓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17일 관련기관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기업청ㆍ농협 등은 연내 허용될 중기 전용 TV홈쇼핑 사업권 획득의 승패가 공공성 확보에 좌우될 것이라고 판단, 최적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앙회는 오랜 숙원사업이던 중기 전용 홈쇼핑의 사업권 획득을 위해 최근 농협 측에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하는 등 복수의 기관 및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방송기술이나 시스템 측면에서 노하우가 없는 중앙회가 단독으로 사업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컨소시엄을 구성, 주주사를 통해 부족한 전문역량을 채우자는 것이 중앙회의 입장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권고사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중앙회가 지난해 말 외부기관에 용역을 의뢰한 사업계획 역시 폭넓은 컨소시엄 구성을 전제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회는 특히 공익성을 강조하는 중기 전용 홈쇼핑을 만들기 위해 최근 농협 측과 회동, 컨소시엄 구성을 공식적으로 제안한 상태다. 중앙회 측은 또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신설 홈쇼핑에 2대 주주로 참여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당초 단독 사업진출을 노렸던 농협 측도 사업권 확보를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보고 일단 중앙회와의 컨소시엄 구성을 대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아직 중앙회와 힘을 모으는 방안을 연구 검토해보자는 차원일 뿐 구체적인 얘기는 오가지 않고 있다"면서 "원론적인 측면에서는 중앙회와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며 지분구성이나 경영진 등 구체적인 사안은 추후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은 중기유통센터를 통해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정부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홈쇼핑이 수익을 올리기보다 공공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기청의 한 관계자는 "중기청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공공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서는 사업계획이 공고된 후에야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별도의 홈쇼핑 채널을 가지지 않은 신세계가 새로운 홈쇼핑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도 대기업 참여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아 막강한 유통파워를 갖춘 신세계가 중소기업 관련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홈쇼핑 전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중기 홈쇼핑은 종합편성 채널 사업자 선정과 별도로 추진해 허용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며 "중소기업 제품은 물론 대기업 제품이나 농산물까지 아우르는 등 상품구색을 잘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구체적인 홈쇼핑 허용기준이 윤곽을 드러내면 후보들 간에 빅딜이 이뤄지는 등 사업권 확보를 위한 신경전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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