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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아이들에게 꿈 꿀 자유를


지난 여름 업무와 휴가를 겸해 열흘간 미국 서부를 다녀왔다. 그곳에 체류하고 있던 중 필자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한 친구가 마침 7월4일 미국 독림기념일에 우리 부부를 집으로 초대했다. 그곳은 캘리포니아주 샌마테오(San Mateo)라는 도시에 속한 하이랜드시티(Highlands City)라는 곳이다.

60년 전부터 매년 독립기념일에 이곳에서는 불꽃놀이는 기본이고 보이스카웃ㆍ걸스카웃들이 준비한 퍼레이드부터 운동경기, 오래된 자동차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이 축제에 드는 모든 예산은 광장에서 그들이 판매하는 기념품ㆍ음식과 함께 모금을 통해 자체적으로 마련한다고 한다.

800가구가 넘는 이 마을 아이들은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같은 학교를 함께 다니고 학부형들도 그야말로 이웃사촌처럼 지낸다. 또한 단 한 명도 학원 등 사설 교육기관을 다니지 않고 학원 자체가 없는 마을이다. 대학에 가서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생과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할 학생들이 부모님과 학교의 지원과 관리를 받으며 그야말로 건강하고 행복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었다. 진지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끊임없이 대화하며 웃고 즐기는 모습이 우리 현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광경이라 매우 부러웠다.

얼마 전 우리나라 새로운 대입제도 개편안이 발표된 기사를 접했다. 대입제도는 지난 20년간 10번이 넘게 바뀐 것 같다. 우리나라 청소년들 대부분이 대학입시를 위해 청소년기에 모든 시간을 투자한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 학원과 학원 사이를 숨 가쁘게 뛰어다니던 아이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이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입시제도의 틀 안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직업상 직ㆍ간접적으로 늘 학생들과 함께해야 하니 남의 일 같지가 않아 교육 입시제도에 대한 다큐멘터리나 기사 등을 보고 있으면 우리 아이들의 어두운 표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18년 전 발레단 창단과 출산을 사이에 놓고 고민할 때 아이의 교육을 잘 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섰고 친자식 키우는 정성으로 발레단을 잘 키워보자는 결심을 하게 됐다. 요즘 유치원부터 드는 교육비며 제도에 대한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부모님들은 자식 교육에 대한 고민들로 걱정이 많을 것 같다. 필자는 이 모든 상황들에 대해 우리 아이들의 꿈이 어느 순간부터 '대학입시'라는 목표가 돼버린 것 같아 마음이 무겁고 무척 안타깝다.

하이랜드시티 나무그늘 아래 모여 앉아 자유롭고 즐겁게 대화를 하던 학생들의 모습, 자신이 하고 싶은 일과 꿈들을 자유롭게 펼치며 삶을 살아가던 그들의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아이들이 입시제도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하고 목표가 아닌 미래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고민할 수 있는 날이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도 찾아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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