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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MB의 마지막 순방


마지막 순방을 마치고 서울공항 전용기 트랙을 내리는 이명박 대통령의 어깨는 어느 때보다 가벼워 보였다. 낡은 갈색 가방도 주인의 마음을 아는지 이 대통령의 손에서 유쾌하게 흔들렸다.

5년 임기에서 3달이 빠지는 4년9개월 동안 이 대통령은 49번의 순방으로 43개국을 방문했다. 비행거리만 75만8,478㎞. 지구를 19바퀴 가까이 돌았다고 한다. 1년에 46일을 해외에서 보낸 셈이다.

비꼬는 말로 들리기도 하지만 이 대통령은 밖에서만큼은 1등 대통령이라는 말을 듣는다. 그만큼 해외 세일즈 외교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하긴 지난 2010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에서부터 2011년 유전, 인도네시아 고등훈련기(T50) 수출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따낸 것을 폄하하기는 어렵다.

1조달러, 수출 7위의 성과도 정상 세일즈 외교가 큰 힘이 됐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담당했던 한 고위관료는 현 정부의 첫 번째 성과로 '수출 7위'를 꼽았다. 다시 들고 나오기는 쑥스러운 숫자가 된 747(7%성장, 4만달러, 7대강국) 중에 그나마 7대 강국은 이뤘다는 항변이 그렇게 귀에 거슬리지만은 않는다.

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도 막을 내리고 있다. 물론 이 대통령이 일이 있고 따낼 수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남은 3개월 동안 눈치보지 않고 언제라도 달려가겠다고 말하지만 정치적으로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2010년 11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브라질은 2명의 정상이 참석했다. 룰라 다 실바 전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당시 당선자는 나란히 정상 행사에 입장했고 룰라 대통령이 각국 정상에게 당선인을 일일이 소개했다. 두 사람의 행보가 정치적 동지라는 측면에서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하지만 국익을 위해서라면 우리도 현 대통령과 당선인이 함께 해외프로젝트 수주에 나서 정상 세일즈 외교를 인수인계하는 모습은 어떨까. 12조원 규모의 태국 수처리 프로젝트가 내년 1, 2월에 결정된다고 한다. 한중일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정상 세일즈 외교는 본계약의 중요한 키가 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의 5년 동안의 정상 세일즈의 노하우가 담겨 있는 낡은 가방과 20대 대통령 당선인의 새 출장 가방이 나란히 전용기 트랙을 오르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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