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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진 부재로 공기업 민영화 지연'

「공기업 민영화가 지지부진한 것은 정부가 민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없이 민영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발표한 「민영화와 집단에너지 사업」이라는 책에서 기업 민영화 계획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민영화될 기업의 향후 지배구조와 제반 규제·환경에 대한 청사진이 없기때문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KDI는 또 한국적 상황에서 공기업을 재벌에게 매각해서는 안되고 공기업의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산업자원부 등 정부 주무부처가 민영화를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KDI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기업의 지분을 전문성을 가진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하고 민영화 이후 요금 등을 담당할 규제기구를 총리실 직속으로 설치하며 동일인 지분한도를 설정해 재벌의 공기어부 인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기업 민영화 지연은 당연한 결과= 한전, 포철, 한중 등 거대공기업의 민영화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 한중의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부천·안양 발전소 매각이 계획보다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으며 특히 주가가 폭락한 이후 정부지분 매각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KDI측은 이는 단순히 시장여건이 나쁘기 때문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공기업의 인수 및 제휴자들에게 수긍할 수 있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민영화한 후에 기업지배구조와 기업규제를 확실히 정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자원부의 고위관계자는 『정부가 기업지배·규제 조건을 확실히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인수 당사자들은 최소의 가격으로 공기업의 매입조건을 제시하는 실정이다』며 민영화 추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정부는 헐값으로 공기업을 매각할 수 없기 때문에 유찰할 수 밖에 없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 』고 말했다. 민간 경제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1998년에 정부가 민영화계획을 마련할 당시에 공기업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일정에 쫓겨 졸속으로 마련했기 때문이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기업지배구조의 선진화와 독립된 민영화 규제기구=KDI는 지금처럼 공기업의 경영·산업정책·규제정책을 정부가 모두 담당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먼저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외에 공기업을 감시할 만한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경영진을 감시하고 규율할 수 있는 전문기관투자가(전략적투자자)들이 공기업의 지분을 확보, 경영의 효율을 제고해야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또 현재의 주무부처로부터 독립된 「요금규제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획예산처 고위관계자는『지금까지 주무부처가 가격 등 규제정책을 생산자위주로 해왔다』면서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총리직속으로 규제기구를 설치해 중립성을 확보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현재의 기획예산처는 민영화를 추진할 유인, 능력, 수단이 부족하다며 민영화에 관한 모든 권한을 기획예산처 장관에게 위임해 민영화의 추진체계를 개선해야한다고 밝혔다. ◇재벌의 공기업 인수는 안된다= KDI는 과거에 거평이 대한중석을 인수한 후 공기업의 자산이 유출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사례를 들어 재벌의 공기업 인수를 우려했다. KDI는 새로운 기업지배구조 관련 제도가 정착되고 법 위반 행위에 대한 엄중한 사법처리 관행이 확립되기 전에는 재벌기업에게 지배지분을 매각해서는 안된다고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전용호기자CHAMGIL@SED.CO.KR 입력시간 2000/04/2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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