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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계속되는 모바일뱅킹의 진화

대출신청서 약정·실행까지 원스톱 처리

여신 甲乙관행·은행 판도 소용돌이 예고


최근 은행권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바일 대출 상품은 과거와는 서비스의 폭과 질이 확연히 다르다. 당장 대출의 종류가 신용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더 나가 기업대출로 넓어지고 있다.

서비스의 질도 대출 신청만 가능하던 초보적 수준에서 영업점 방문 없이 신청, 약정, 실행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지게끔 진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바일 대출 상품은 스마트금융 확산으로 큰 변화를 맞고 있는 은행 산업에 충격의 강도를 배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대출 상담 수요 감소에 따른 유휴 직원의 활용 방안을 비롯해 경영의 큰 그림을 다시 짜야 할 판이다.

시중은행 고위 임원은 "모바일 대출의 확산은 은행 산업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놓였음을 보여준다"며 "내부적으로 모바일 대출에 적용된 기술을 자동화기기 등에 응용하는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택 대출서 중기대출까지 전방위 확산=은행들이 모바일 대출 상품의 구색을 확충하는 것은 발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이미 모바일 뱅킹 가입자가 700만명(3월 말 기준)을 넘어섰다. 지난해 17개 은행의 스마트폰 모바일 뱅킹 이용자는 3,700만명으로 전년 대비 55.2% 늘었다.

증가율은 인터넷뱅킹의 5배를 웃돈다.



경쟁 구도를 보면 우리와 하나은행이 한발 앞서 있다. 두 은행은 현재 영업점 방문 없이 대출이 실행되는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팔고 있다. 신한은행도 이달 중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지만 고객이 거래하려는 영업점을 선택해 미리 대출 심사를 할 수 있게끔 연계하는 대출 신청 서비스에 그친다.

특히 올 상반기 전세자금대출에 이어 하반기 주택담보대출상품을 내놓는 우리은행은 대출모델과 관련한 특허까지 받아놓았다. 그만큼 의지가 강하다. 눈에 띄는 점은 정성적 평가 요소가 많아 한계가 있었던 중소기업대출에서도 모바일 상품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내부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이라 기술적 문제가 적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대출 신청에서부터 심사까지 모든 단계를 모바일에서 가능토록 한다는 콘셉트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바일 대출 파급력은=은행들은 당장은 연체율 등 데이터 부족과 시스템 운용의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해 대출 한도를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는 2,000만원으로, 오프라인 한도의 20% 정도다. 하지만 모바일 대출의 빠른 성장세와 시스템 정착 등이 이뤄지면 여신 운용의 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실무자는 "전세자금대출의 경우 점포에서 받을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측면이 있고 시간에 쫓겨 점포에 들르기 힘든 직장인도 많아 모바일 대출이 각광받을 수 있는 유인이 많다"며 "현재 5% 수준에 불과하기에 성장 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거시적으로는 은행업에 혁명에 가까운 변화를 유인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바일 주식거래 활성화로 상담 수요가 줄어 객장이 대거 축소되고 영업 전략도 완전히 바뀐 증권사는 비근한 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모바일 대출은 여신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대출 상품이 혁신적으로 바뀌고 있어 경영 전략도 이에 맞춰 수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일선 창구에서 중소기업이나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당하는 '갑을 관계의 서러움'도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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