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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업에 자비심 요구하지 말라는 KDI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대∙중소기업 상생과 골목상권 문제를 시장경제 관점에서 보고 문제점과 대안을 찾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중소기업ㆍ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이 결과적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중소기업이나 소상인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KDI는 납품단가 유지, 과도한 백화점 수수료 인하 등을 위한 정부의 직접 개입이 현실적으로 효과를 내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대기업들이 어떠한 형태로든 규제를 우회해 이익을 보전할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강요로 수수료를 낮춘 백화점들이 판매촉진비 등 다른 명목으로 입점업체들에 부담을 전가한다는 것이다.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정책들도 마찬가지다.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규제하면 법적으로 이에 해당하는 않는 규모의 점포를 개설해 규제를 회피하려는 것이 기업의 생존심리다. 중소기업 업종 보호정책에 대해서도 사회의 변화와 기술발달에 따른 기업의 적응과정을 정부가 사전에 유형화해 일정 규모의 기업만 진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KDI는 주장한다.



물론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관행적 행태에는 개선해야 할 점도 있다.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은 배임의 여지가 있다. 이런 행태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약자에 대한 배려와 자비심을 요청하는 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일부 대기업의 잘못된 행태는 그 자체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 상생ㆍ골목상권 문제와 연결 지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 대기업의 자비심ㆍ윤리의식에 대한 압박은 한두번 정도는 통하겠지만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게 보고서의 지적이다.

결국은 시장경제 논리로 풀어가야 한다. 대기업의 시장 독과점, 착취적인 하청계약 등 시장경제 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곳에는 정부가 개입해야겠지만 그 이상으로 가면 안 된다. 보호와 배려보다는 중소기업과 골목상권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 소비자와 시장의 관점에서 보는 경쟁력이 핵심이다. 대형마트나 SSM처럼 화려할 수는 없지만 골목상권ㆍ전통시장이 갖는 특유의 매력을 개발해 손님들이 오도록 한다면 그것이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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