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VIP 전용 MVG 라운지의 윤미영 실장은 요즘 출근하면 습관처럼 전화기를 든다. 윤 실장은 "방문이 뜸했던 고객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게 대부분이고 백화점 쇼핑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다"며 "하루에 평균 5~6통 정도 통화한다"고 말했다.
장기 불황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백화점이 진정성 있는 고객과의 소통을 통해 우량고객(VIP)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불황으로 잠시 사그라든 상태지만 '큰손'고객의 쇼핑 파워가 언제든 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물건을 사지 않는 고객 관리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백화점이다.
9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매출액이 아닌 방문 빈도 증대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우수고객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기존의 단순 매출 순위별 고객 등급 구분과 별도로 고객의 매장 이용 행태에 따라 보다 세분화된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것.
그 일환으로 롯데백화점 서비스아카데미는 최근 MVG 라운지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특별교육을 진행했다. 허리를 굽혀 인사 예절 등의 일반적인 서비스 교육이 아니라 판매의 달인인 브랜드 숍매니저를 강사로 초대해 고객응대 요령, 최신 패션 트렌드, 청담동 스타일 메이크업 방법 등을 강의했다.
미술관 나들이도 갔다. 2명의 큐레이터가 진행한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품에 대한 기본 지식을 속성 과외로 받은 것이다.
MVG라운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이같은 교육은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VIP고객들을 응대할 때 화제거리를 다양화하고 눈높이를 맞춰 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겠다는 목적에서 준비된 교육 커리큘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객 관리 강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본점 MVG라운지에는 7~8명의 고객을 수용할 수 있는 별도의 룸 3개가 있는데 연말까지 예약이 꽉 찼다. 라운지의 한 관계자는 "보통 백화점 식당가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전후로 라운지 룸을 이용하고 있다"며 "예약은 현재 내년 1월까지 완료된 상태"라고 말했다.
롯데는 앞으로도 감성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갑 마케팅부문장은"장기화되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좋은 상품과 함께 감성적인 서비스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고객들이 만족스러운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마케팅을 개선해 나가겠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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