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말해주는 거죠. 서두르지 않고 착실하게 진행할 겁니다."
서울 서초동 사옥에서 만난 송인권(사진) 온세텔레콤 사장은 이달 초 시작한 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을 차근차근 확대해나갈 계획을 밝혔다. MVNO는 SK텔레콤ㆍKT 등 기존 이동통신사(MNO)의 통신망을 빌려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온세텔레콤은 지난 2일 '스노우맨(Snowman)'이라는 브랜드명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온세텔레콤은 철저히 '틈새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세분화된 소비자들을 상대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송 사장은 "중소 사업자가 이런 전략을 택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며 "일단은 저가 전략으로 가겠지만 어느 정도 기반이 만들어지면 참신한 아이디어와 서비스로 승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스노우맨과 연계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다거나 스노우맨이 아닌 '스노우파파' '스노우레이디' 등의 이름으로 중ㆍ장년 남성층, 여성층을 겨냥한 요금제를 선보이는 식이다.
그는 "장애인, 레저활동 마니아 등을 위한 휴대폰과 요금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는 연말께 출시될 예정이다. 송 사장은 또 "카카오톡과의 협력도 계속 논의 중"이라며 "'카톡폰'을 출시한다거나 카카오톡이 온세텔레콤의 데이터센터를 쓰는 등의 협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통망은 당분간 웹사이트ㆍ전화 등의 채널을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MNO 흉내를 내다가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게 송 사장의 이야기다. 연말부터는 전국적인 프랜차이즈 업체, 대형마트, (CJ헬로비전이나 KCT를 제외한) 케이블업체 등과 손잡고 판로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단말기 수급은 아직까지 어려운 점이 많지만 그는 "국내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기기만 선호한다는 건 이통 3사와 제조사들이 만들어낸 고정관념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고급 제품만 계속 출시하다 보니 그렇게 보여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온세텔레콤은 한국MVNO사업자협회(K-MVNO)의 일원으로서 공동 단말기 수급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화웨이ㆍZTE 같은 중저가 단말기 제조사들과도 협상 중이다.
물론 온세텔레콤이 지난 십수년간 다져놓은 '기초체력'도 빼놓을 수 없다. 송 사장은 "MNO의 자회사, 대기업 계열사와 경쟁해야 하지만 온세텔레콤은 16년 동안 쌓아온 업력이 있다고 자부한다"며 "유선통신 시장에서 100만명 넘는 누적 가입자를 확보한 경험과 노하우를 무선 시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MVNO에 국제전화 무료 통화량을 끼워주는 등의 마케팅 전략이나 상품 구성 등은 다른 MVNO에서 따라오기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한편 온세텔레콤은 올해 1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후 3년, 5년 후에는 각각 50만명, 100만명까지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송 사장은 "국내 MVNO 시장의 10~20%가량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유상증자 덕분에 부채비율이 80%대로 떨어졌다"며 "덕분에 기업 간 거래(B2B)를 위주로 영업 부문 투자 등을 늘려나갈 방침이어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송 사장은 "통신사업이 초기에는 다 어렵지만 지난해보단 올해, 올해보단 내년에 실적이 더 좋아질 것"이라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예상치로 각각 3,000억원, 30억원 이상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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