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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여신까지 봐줘 은행 건전성 악영향 우려

■ 무늬만 번지르르 겉도는 면책제도<br>■ 100% 가까운 면책률 문제없나<br>시중은행선 "통계자체 의문"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들은 은행의 평균 면책률이 98%를 웃돈다는 통계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 회사 내부에 그런 통계가 있는지 몰랐다"면서 "그런데도 왜 현장에서는 면책제도가 부족하다고 하겠나. 통계 자체에 의문이 든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은행권에서는 면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지 1년 만에 100%에 가까운 비율로 면책했다는 사실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금융당국이 대대적으로 면책을 강조하면서 고의나 중과실이 확실한 경우까지 면책해준다는 것이다.

특히 은행 자체적으로 면책 여부를 판단하는 부서에서 이 같은 걱정이 높다. 시중은행의 한 담당차장은 "이렇게 면책을 다 해줘도 좋은 것인지 금감원에 되묻기도 했다"면서 "면책만 강조하다 보면 부실여신까지 봐주는 분위기가 되면서 은행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늘어나는 추세에는 무분별한 면책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는 이유다.

면책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해법을 찾기도 쉽지 않다. 여신 승인 과정에서 고의가 드러나거나 꼭 지켜야 할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경우 중과실로 판단해 면책에서 제외한다. 그러나 지난 5월 최수현 금융감독원장과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 간담회에서 일부 참석자가 중과실 부분을 구체화해달라고 건의한 후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은행 관계자는 "중과실은 기계적으로 규정지을 수 없고 개인의 판단이 들어가는 문제로 각 대출 사례별로 경우가 다르다"면서 "섣불리 규정으로 만들었다가 이를 남용하는 도덕적 해이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면책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도록 은행 창구직원이 이를 모른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은행 직원이 아직도 면책제도를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면서 "홍보와 점검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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