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2010 한국건축문화大賞/민간부문 대상] 탄허스님은 누구…

유·불·선 三敎 통달…불경 번역 주도

불교 경전을 알리는데 평생을 바쳤던 탄허스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박물관의 외벽은 불교 경전으로 덮여있다. 건물 좌측 상단에는 전통사찰의 단청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조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불자들이 강연을 듣고 수행을 하게 될 박물관의 대강당은 개방적이고 경쾌한 느낌이 들도록 설계됐다.

건축주 혜거스님

탄허 대종사 기념박물관은 한국의 고승이자 불교 학자인 탄허 스님의 뜻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1913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탄허스님은 22세(1934년)의 나이에 강원도 평창 오대산 상원사에서 출가했으며 1983년 타계했다. 스님의 업적에서 첫 손에 꼽히는 것은 바로 불경의 번역이다. 조계종 중앙역경원 초대원장으로 재임하며 불경의 한글 번역에 큰 공을 세웠다. 스님은 또 유ㆍ불ㆍ선 삼교(三敎)에도 통달한 한국 불교의 대학자로 꼽힌다. '씨의 소리'를 냈던 현대의 대사상가 함석헌과 국문학자 양주동이 그에게 장자를 배웠다. 또한 현재 불교계의 대표적인 학승인 부산 화엄사 화주 각성, 지리산 칠불사 주지 통광, 조계종 전 교육원장 무비,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장 혜거 스님이 모두 그의 제자들이다. 그 탄허 스님을 기려 만든 것이 바로 탄허 대종사 기념박물관이다. 그래서 탄허 스님의 사상을 이해하지 않고는 건물에 대한 이해도 할 수 없다. 자신이 수행하는 것이 불교의 전부가 아니며 남을 가르치는 데서도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탄허 스님의 선교일체(禪敎一體) 사상을 기리기 위해 이 사업이 시작됐다. 이 박물관의 건립을 이끈 것도 그에게 시승을 받았던 혜거 스님이다. 박물관이 자리잡은 곳은 지하철 3호선 수서역에서 분당 방향으로 1km 떨어진 강남구 자곡동 그린벨트 지역. 고층 빌딩이 즐비한 강남 일대가 불과 몇 분 거리에 떨어져 있지만 이 지역은 마치 시골에라도 온 듯 고즈넉한 느낌이다. 박물관은 직사각형 모양의 외관에 전통 사찰을 느낌을 가미한 현대식 건물로 지어졌다. 탄허스님이 출간한 15종 74권의 저서와 140점의 서예, 비명 탁본, 사진, 유물 등과 함께 그가 아끼던 고서 4,000여권이 전시된다. 박물관 외에도 법당 교육관 강사실ㆍ강의실도 마련됐다. 탄허의 유지대로 인재를 양성하는 요람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단순히 스님을 추앙하고 기리는 공간이 아니라 스님의 정신과 사상 그리고 학문을 통해 불자의 길을 수행하는 공간인 것이다.
"탄허 스님 사상 직접 배우고 느끼는 공간으로 활용"
인터뷰- 건축주 혜거스님 "불교의 건물이라고 해서 반드시 전통 사찰을 고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중이 더 쉽게 다가와 경전을 배우고 편안히 수행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탄허 대종사 기념 박물관 건립 사업을 주도한 혜거스님은 현대 불교계의 대표적인 강백(講伯ㆍ경전강의에 뛰어난 사람)으로 꼽힌다. 1959년 삼척 영은사로 출가한 뒤 탄허 스님 수하에서 직접 경전을 배웠고, 경전을 번역하는 사업도 함께 했다. 현재는 강남 금강선원의 원장이자 탄허문화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혜거 스님이 탄허 대종사 기념박물관 건립 사업을 시작하면서 설계자에게 주문했던 것은 전통사찰의 현대적 재해석이다.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라 강의와 선교를 위한 공간인 만큼 대중들이 쉽게 찾아오고 편하게 공부할 수 있으면서도 불교 사찰의 경건함을 느낄 수 있어야 했다. 혜거 스님은 "불교의 경전을 꼭 전통 사찰에서 배울 필요는 없다"며 "지금 현재 시점에서 가장 적절한 불교의 공간을 만들어 줄 설계자를 직접 물색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탄허 대종사 기념 박물관은 어려운 불경을 한글로 번역했던 탄허 스님의 뜻을 기리는 것뿐 아니라 그의 사상을 가르치는 강학 공간으로 활용된다. 혜거 스님은 "우리나라의 기념관이나 박물관은 단순히 1회성 관람을 하는 공간으로만 만들어진 곳이 많다"며 "탄허 박물관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라 탄허 스님의 사상을 직접 배우고 느끼고 수행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혜거스님은 탄허 대종사 기념박물관이 건축문화대상 민간 부분 대상을 수상한 것에 대해서도 기쁨을 표시했다. 그는 "많은 불자들에게 알려져야 하는 공간인 만큼 건축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이 후한 평가를 내려줘 뿌듯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