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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의 편지 - 맞아 죽는 윤일병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회한과 사죄

김모 일병이 고 윤 일병에게 보낸 편지

28사단 윤승주 일병이 잔인한 가혹행위와 끊임없는 구타로 죽어가는 과정을 목격한 김모 일병(의병 제대로 지금은 민간인 신분)은 고 윤 일병에게 미안한 마음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통해 윤 일병이 본인은 고통 받으면서도 입실 환자들에게 따뜻하게 대했다는 사실이 새롭게 알려졌다. 김모 일병이 고 윤 일병에게 보낸 편지 전문을 소개한다.

승주씨에게!

승주씨! 정말 죄송합니다.

수개월이 지났지만 저의 두려움과 공포로 인해 승주씨를 위해 선뜻 나서지 못해 너무나도 고통스러웠습니다.

승주씨가 가혹행위를 당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저는 남은 평생을 두고 반성하고 느끼겠습니다.

변명일지 모르겠으나 저의 몸은 따라주지 못했습니다.

졸병으로서 가해병사들에게 ‘그만 좀 하라’는 말은 할 수 있었지만, 제게 그들을 막을 육체적 힘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의무지원관에게 “이거 너무 심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로서만 그치지 말고 애원이라도, 아니면 맞아 죽을 각오로 가혹행위가 중단되도록 달려들었어야 했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승주씨를 보내던 날 승주씨의 장례식장을 가려했지만 입실환자 신분으로 그 자리에 가는 것을 아무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 저의 죄송함을 표현하기 위해, 망연자실해 하고 계실 승주씨 부모님과의 만남을 수차례 원했지만 이 또한 여의치 않았습니다.



승주씨!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제가 소속된 중대가 훈련에 가소 없어 저의 식사 배급이 원활치 않았던 때

승주씨가 저를 위해 PX에서 음식을 사다가 같이 먹자고 했던 기억,

그러고 본인의 힘든 고통 속에세도 환자인 제게 베풀었던 의무병 본연의 모습,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많은 기억들…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승주씨! 사랑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편히 쉬십시오.

당신을 위해 항상 기도하겠습니다.

김 일병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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