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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인류 종말 직전까지 갔던 핵전쟁

■ 0시 1분 전

마이클 돕스 지음, 모던타임스 펴냄


1962년 10월 27일은 인류가 종말 직전까지 다가섰던 날이다. 쿠바가 구소련으로부터 핵미사일을 반입하려 하자 미국이 해상 봉쇄에 나선다. 양국의 대치에 소련까지 가세하며 인류는 핵전쟁 문턱까지 갔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했던 순간으로 꼽히는 '쿠바 미사일 사태'다.

'0시 1분 전'이라는 책 제목은 '운명의 날 시계'에서 따왔다. 운명의 날 시계는 핵전쟁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만든 개념으로 0시가 인류 멸망 시점이다. 0시 1분 전으로 비유할 정도로 당시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하고 위협적이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참고로 '0시 7분 전'에서 시작된 이 시계는 1953년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해 '0시 2분 전'까지 가까워진 적이 있으며, 2015년 1월 현재 시각은 0시 5분 전이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 재임 기간에 발발한 이 사건은 극적인 사태 전개와 해소, 케네디가 남긴 43시간짜리 비밀 녹취록 등으로 인해 수많은 책과 논문, TV 다큐멘터리의 단골 소재로 소개된 바 있다. 대부분 미국 중심의 설명에 그쳤던 이 역사 속 사건을 저자는 다시 취재하며 재구성한다. 미국·소련·쿠바를 비롯한 6개국의 자료를 교차 검증하고 100명이 넘는 관련자의 인터뷰를 통해 그는 소련군의 핵탄두 은닉 장소와 관타나모 미 해군 기지에 대한 핵 공격 계획 등 이전에 드러난 바 없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다.



50여 년 전 대립하며 인류를 종말 직전까지 끌고 갔던 두 나라는 지금 (미국의 쿠바에 대한) 금수 조치 완화와 여행 자유화로 관계 정상화를 꾀하고 있다. 책을 읽다가 대조적인 분위기의 현재를 떠올리면 엄청난 반전을 경험한 듯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케네디와 소련 지도자 흐루쇼프를 비롯해 로버트 맥나마라 미국 국방부 장관, 체 게바라 등 당시 사건과 관련한 역사적 인물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며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케네디가 TV를 통해 흐루쇼프에게 최후통첩을 하기 전, 워싱턴에서 비밀 토의를 했던 일주일은 한 개 장(Chapter)으로 압축됐다. 책의 절반은 위기의 절정에 해당하는 10월 27일과 위기가 해소되는 28일 일요일 아침까지를 분 단위로 설명했다. 나머지 절반은 27일 전 22~26일까지 사건 전개 과정을 정리한다.단순한 역사서를 넘어 전쟁·평화·안보의 의미부터 대통령의 위기 리더십과 외교 협상력 등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3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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