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株도 장외價기준 과세"

법원 "양도직전 매매가를 시가로 봐야" 판결시가산정이 어려운 비상장주식이라도 장외시장가격을 시가로 보고 과세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 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한위수 부장판사)는 3일 ㈜강남종합유선방송이 "비상장주식의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며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 회사가 주주와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자 한모씨 등에게 LG텔레콤 비상장주식을 양도할 당시, 장외시장에서 불특정 다수인 사이에 이 주식거래가 이뤄졌고 거래가도 상승세였던 점에 비춰 양도 직전 매매가를 시가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 회사가 장외 주식시세에 현저히 미달하는 취득가 그대로 비상장주식을 양도한 것은 특수관계자에게 회사 자신을 낮은 값에 넘겨 회사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행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강남종합유선방송은 지난 99년 6월 1주당 7,750원에 산 주식 36만주를 한씨 등에게 매입가대로 팔고 양도차익을 0으로 해 법인세를 신고했으나 세무서가 양도 직전 다른 회사간 거래가인 주당 1만6,800원을 기준으로 10억여원의 세금을 부과하자 "제한적인 거래가를 기준으로 대량 거래에 대해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안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