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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드롬'은 새로운 대안정치를 실현시킬 희망인가, 아니면 비현실적 신기루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서울시장 선거과정에서 파격적으로 등장한 후 최근 또다시 파격적 기부로 세상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대체적으로 지금껏 한국사회에서 으레 통용되던 기존 관념을 비상식의 상식, 아날로그적 소통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키며 탈이념의 새 정치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에 대한 진정한 평가를 유보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비상식을 상식으로=본격적으로 정치 전면에 나온 때인 서울시장 선거 이후 안 원장의 행동은 '파격'으로 요약된다. 상식을 벗어난 파격적 제스처로 단박에 여론의 관심을 극대화하고 있는 것. 첫 번째 파격은 '아름다운 양보'로 표현되는 서울시장 불출마 선언이다. 50%를 넘는 지지율의 안 원장이 당시 5%대에 머물던 박원순 서울시장을 위해 아무 조건 없이 후보 자리를 양보한 것은 박 시장 진영에서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박 시장 진영의 한 교수는 "(후보단일화를 위해) 안 원장과 만나기 하루 전 우리들 사이에서 논의가 있었는데 당시 안 원장이 양보할 것인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재산환원 결정도 그렇다. 환원배경과 관련해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상식'적 판단을 "단지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던 일을 실행에 옮긴 것일 뿐"이라는 말로 간단히 대체했다. 하지만 이처럼 비상식으로 여겨지는 자신의 행위를 오히려 그는 상식으로 본다. "상식이 비상식을 이긴다(박 시장에게 건넨 편지에서)"는 그의 말에서 보듯 우리 사회에서 으레 통용되던 상식의 관념을 비상식으로 규정하고 상식의 기준을 새로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벗어난 아날로그적 소통 강조=안 원장은 한 저서에서 '전문성''여타 분야에 대한 상식'과 함께 '소통'을 21세기형 인간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봤다. 하지만 그의 소통은 현대사회에서 주로 통용되는 디지털이 아닌 아날로그에 기대어 있다. 그는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으며 요새 유행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일절 하지 않는다. 안 원장의 주요 의사전달은 편지로 이뤄진다. 지난 2005년 안철수연구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날 때도, 이번에 재산환원 결정을 알릴 때도 그는 e메일을 사용했다. 박 시장을 공개 지지할 당시에는 A4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전했다. 하지만 보다 눈여겨봐야 할 점은 그 방식에 담긴 메시지다. 박 시장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미국 흑인인권운동의 도화선이 됐던 '로자 파크스' 사건을 예로 들며 선거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재산환원 당시의 편지에는 "언젠가는 값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했다. 역사와 철학이 담긴 감수성 짙은 메시지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소통방식은 SNS 등 디지털에 익숙해져 아날로그적 삶에 굶주림을 느끼는 젊은이들을 자극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탈이념'의 정치 이끌까=그가 정치에 본격적으로 나설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여야는 물론 정치전문가들도 안 원장의 이번 재산환원 결정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다면 이념 대 이념 대결의 기존 정당체제를 넘어선 새로운 정치구도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 스스로 기존 정당의 이념성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수 차례 밝힌 만큼 기존의 정치 스타일과는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현재 안 교수는 기성 정당과의 대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스스로 탈이념을 주장하고 있어 이념 프레임에 갇힌 기존 정치체제에 편입한다면 안철수 효과가 사그라질 것"이라며 "내년 대선에서 측근들이 만드는 제3의 정당에 안 원장이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형태로 정치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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