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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책임질 퇴직연금 회사에 맡길까 직접 불려볼까

임금 상승률 높으면 DB형… 정년 가까울땐 DC형 유리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상담센터 직원들이 퇴직연금 가입자들로부터 전화상담을 받고 있다. 내년부터 새 퇴직연금제도가 본격 도입되면서 내게 맞는 퇴직금을 고르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김정수 부장과 박준희 대리는 회사에서 도입한다는 퇴직연금제도를 놓고 고민 중이다. 회사는 확정급여형(DBㆍDefined Benefit)과 확정기여형(DCㆍDefined Contribution) 퇴직연금을 동시에 도입,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하도록 하겠다는데 어떤 것이 본인에게 유리할 지 감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기존의 퇴직금 제도와 유사하면서도 퇴직 이후 받는 돈이 확정된 DB형이 더 끌리는 반면, 박 대리는 퇴직 후 받는 돈이 정해지지 않아도 잘만 굴리면 더 많은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DC형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두 사람은 맞는 선택을 한 걸까. 퇴직연금을 선택할 때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해야 후회하지 않을까. 내년부터 기존 퇴직금 제도에 대한 세제혜택이 폐지되고, 새 퇴직연금제도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기업들의 퇴직연금 도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국내 은행과 보험ㆍ증권 등에 가입된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8조9,898억원으로 지난해 말(14조248억원)보다 35.4%나 급증했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 수도 7만8,517개로 5인 이상 전체 사업장의 15.3%, 300인 이상 기업의 32.0%에 이른다. 올 하반기에 대기업과 공기업의 퇴직연금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퇴직연금 도입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감원에서는 지난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에 따라 연금불입액의 소득공제한도가 3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올해 말 약 30조원 이상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자 퇴직연금제도를 두고 김 부장이나 박 대리와 비슷한 고민에 빠진 직장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엔 기업이 DB형과 DC형을 함께 도입, 근로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회사가 많아졌다. 중간에 DB형에서 DC형으로 변경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곳도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권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퇴직연금에 대해 제대로 된 선택기준을 가진 근로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퇴직 후 나의 노후를 든든하게 책임질 퇴직연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퇴직연금을 선택할 때 알아야 할 기준에 대해 점검해보자. 내게 맞는 퇴직연금은?
DB형 회사 부도땐 불리…DC형은 근로자가 직접 운용
"퇴직금은 장기투자 고려 안정적 금융사 고르는게 중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된다는데, 내게 적합한 퇴직연금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일단 퇴직연금에 대한 정확한 개념부터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퇴직연금에 앞서 일반 직장인들에게 익숙한 개념은 퇴직금 제도다. 지난 61년 근로기준법에 따라 도입된 퇴직금제도에 따르면 기업은 1년 이상 일한 근로자가 퇴직할 때 근무기간 1년마다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즉 기업이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는 셈이다. 만약 자기가 다니는 회사가 파산할 경우 퇴직금은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최우선변제권이 3년치로 제한되는데다 돈이 남아있지 않으면 전혀 못 받게 된다. 하지만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면 기업이 파산하더라도 근로자는 안전하게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퇴직금이 회사 밖 금융기관에 맡겨지기 때문이다. ◇난 DB형일까, DC형일까=그렇다면 어떤 퇴직연금제도를 선택해야 할까. 퇴직연금에는 확정급여형(DB형)과 확정기여형(DC형)이 있다. DB란 'Defined Benefit', 즉 퇴직자가 퇴직 후 받는 돈(Benefit)이 확정됐다는 뜻이다. 반면 DC란 'Defined Contribution', 즉 회사가 매년 납부하는 돈이 확정돼 있다는 의미다. DC형은 회사가 납부한 돈이 근로자의 지시로 운용되는 손익이 더해져서 최종 급여가 정해지기 때문에 근로자가 퇴직 후 받을 돈이 확정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회사가 부도난다면 DB형이 더 불리할 수도 있다. DC형은 퇴직금 100%를 회사 밖에 적립하도록 정해져 있어 회사가 부도나더라도 퇴직금 전액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반면 DB형은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돈의 60% 이상만 회사 외부에 적립하면 되기 때문에 퇴직금을 100% 보장 받지 못할 수도 있다. 퇴직금을 전부 보장 받을 수 있는 지만 놓고 보면 DC형이 유리한 셈이다. 앞서 예를 들었던 김 부장처럼 DB형을 선택할 경우 기존 퇴직금 제도와 유사해 혼란을 줄일 수 있지만 기업이 도산할 때 퇴직금을 수령할 권리를 완전히 보장받진 못한다. 반면 박 대리처럼 DC형을 선택한 근로자는 기업의 부담금을 전부 외부에 적립하기 때문에 퇴직금 수급권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다. 퇴직연금을 고를 때 또 한가지 고려할 점은 임금상승률과 투자수익률을 비교하는 것이다. DB형은 퇴직하기 직전 평균임금에 근무연수를 곱해서 퇴직금을 계산한다. 근무기간 동안 임금상승률이 높으면 퇴직금도 많아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DC형은 매년 퇴직금을 근로자의 계좌에 넣어주기 때문에 근로자가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퇴직금이 달라질 수 있다. 김동엽 미래에셋퇴직연금교육센터장은 "회사 임금상승률이 근로자가 기대하는 투자수익률 보다 높을 때는 DB형이 유리하고, 반대로 임금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면 DC형이 유리하다"며 "또 승진할 기회가 많은 젊은 직원들은 향후 높은 임금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에 DB형이 유리한 반면, 정년이 가까워진 직원들은 승진에 따른 임금 상승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DC형이 낫다"고 말했다. 입사 초기 임금상승률이 높았다가 정년에 가까워질수록 임금상승률이 떨어진다면 처음에 DB형을 선택했다가 나중에 DC형으로 변경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이 밖에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회사라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시점부터 급여가 줄어들기 때문에 DB형을 선택한 근로자는 DC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유리하다. ◇퇴직금은 어떤 금융회사에 맡겨야 할까=퇴직금을 운용하는 회사는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사 등으로 다양하다. 안정성을 우선시하는 시장이다 보니 시장점유율은 은행이 압도적이다. 보험사의 경우 최근 1~2년 새 은행권에 다소 밀린 모습이고, 증권사는 수익성이 높다는 점을 앞세워 적극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은행의 시장점유율은 적립금 기준으로 퇴직연금 시장의 51.8%(지난 6월말 현재)로 가장 높았고, 이어 생명보험(28.4%), 증권(13.6%), 손해보험(6.2%) 등이 뒤를 이었다. 은행권은 안정성이 높은 예ㆍ적금 투자비중이 높다는 점을 앞세워 대기업을 중점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탄탄한 고객 네트워크와 부가서비스에 있어선 아무래도 은행권의 경쟁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퇴직연금 시장의 전통 강자였던 보험권의 경우 30여 년에 걸친 퇴직보험 노하우와 전문적인 연금설계 시스템을 앞세워 시장 지키기에 나서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은행과 보험업계에 밀리는 증권업계는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주식연계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현재 시장점유율을 보면 은행권 1위는 국민은행, 보험권 1위는 삼성생명, 증권업계 1위는 미래에셋증권이다. 금융업계는 퇴직연금이 20~30년간 장기간 투자임을 고려할 때 과도한 마케팅에 나서는 금융회사보다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자를 고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사업자를 고를 때는 단순히 고금리를 내건 금융회사보다 투자성향에 맞는 자산배분을 통해 장기적으로 안정된 투자성과를 내면서 리스크 관리에도 경쟁력을 갖춘 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금 유입 꾸준… 설정액 1조3,435억 달해

▶ 퇴직연금펀드는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퇴직연금시장도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수익률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아직까지 퇴직연금 시장에서 열세를 보이는 증권업계가 향후 시장점유율 상승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퇴직연금펀드 285개의 평균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지난 ▦1년 수익률 11.28% ▦2년 수익률 26.30% ▦3년 수익률 15.56% 등을 기록했다. 펀드 설정 후 수익률을 들여다보면 장기투자 효과는 좀 더 뚜렷해진다.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퇴직플랜40증권펀드1(채권혼합)'은 2006년 1월 설정 이후 49.41%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에 '마이다스퇴직연금배당40증권펀드1(채권혼합)'은 60.53%, '삼성퇴직연금코리아대표40펀드1(채권혼합)'은 50.59%의 수익을 올렸으며, '한국밸류10년투자퇴직연금펀드1(채권혼합)'은 설정(2007년 6월) 이후 45.3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절대 규모는 아직 적지만, 자금 유입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퇴직연금펀드 설정액은 1조3,435억원으로 3년 전보다 1조368억원이 늘었다. 올 들어서도 국내외 펀드유출과 상관없이 3,390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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