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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TV] MBC '한국의 자연-맹꽁이'

아무리 설명해도 아이는 영 알아듣는 눈치가 없다. 무심결에 튀어나온 외마디 말. "아이구 이 맹꽁아, 누굴 닮아 이것도 모르니?" 아이는 이렇게 되물을지도 모른다. "아빠, 근데 맹꽁이가 뭐예요?"장마철이면 어김없이 나타나 '맹'과 '꽁'을 합창하던 맹꽁이. 고려시대 문헌에서부터 확인될 정도로 우리와 친근한 양서류지만 이제는 환경부 보호야생동물에 지정될 만큼 드문 존재가 됐다. MBC TV가 11일 오전 7시10분에 방송할 창사 40주년 특별기획 시리즈 '한국의 자연- 맹꽁이 편'은 사라져 가는 토속 양서류, 맹꽁이에 대한 생태 보고서다. 수많은 개구리 중 보호종에 지정된 건 금개구리와 맹꽁이 뿐. 하지만 맹꽁이의 생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실태 파악조차 안 됐던 맹꽁이들이 이제서야 화면 가득 조명을 받게 된 것이다. 3~4월경, 겨울잠에서 깨어난 맹꽁이가 지상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잠시 먹이를 먹는가 싶던 맹꽁이는 다시금 굴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이들의 동면시기가 여타 개구리들과는 달리 일년에 두 번이기 때문이다. 맹꽁이가 다시 나타나는 시기는 장마 무렵. 이때부터 박자까지 맞춘 합창이 시작된다. 늘 우는 것 같아 보이는 맹꽁이가 울음소리를 내는 건 기실 포접시기의 단 4~5일간이라 한다. 가만히 들어보면 합창소리는 썩은 물웅덩이 주변에서 들려온다. 냄새나는 곳에서 사는 것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맹꽁이의 서식처는 실상 맑은 물이다. 웅덩이의 지독한 냄새가 천적들의 접근까지 막아주기에 짝짓기 기간에만 이용하는 것이라고 한다. 얼마 전 경기도 고양시 일원에서는 맹꽁이들의 집단서식처가 난개발의 여파로 파괴돼 버린 일이 있었다. 중부지방 최대 맹꽁이서식처로 꼽히던 모 대학캠퍼스내 목초지도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뭉개졌다. 호주정부가 경기장 건설부지에서 황금종개구리의 서식처를 발견하곤 올림픽경기장 위치까지 변경시킨 것과는 지극히 대조되는 정책이다. 깨끗한 물에서만 살아 대표적인 환경지표로 꼽히는 맹꽁이. 프로그램을 제작한 삼척MBC 김정지 PD는 "우리 아이들에게 맹꽁이의 소리를 계속 들려주려면, 깨끗한 물을 보존해 인간이 살 수 있는 환경도 지키려면 사라진 맹꽁이들을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환경 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맹꽁이는 우리 모두가 지켜가야 할 생명을 대신 노래하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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