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전방위적 로비 속에 하원 지도부가 지지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지만, 일반 의원들의 ‘표심’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여전히 혼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현지언론들의 분석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현재 상ㆍ하원 모두 찬반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의원들이 다수인 가운데 대체로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은 찬성,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은 반대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의회 전문지인 더 힐이 이날 오후 현재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의원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상원(전체 100명)에서는 찬성 15명, 반대 5명, 미정 14명이었고 하원(전체 435명)에서는 찬성 14명, 반대 42명, 미정 28명이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WP)가 2일까지 집계한 결과 상원에서는 찬성 23명, 반대 20명, 미정 57명으로 조사됐으며 하원은 찬성 15명, 반대 89명, 미정 90명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현재로서는 의회가 오바마 대통령의 군사개입을 지지하는 ‘대(對) 시리아 군사행동 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을 지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의회 지도부를 상대로 한 오바마 대통령의 설득전은 일정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이날 오전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동한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낸시 펠로시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 에릭 캔터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 등 하원 지도부는 군사개입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하원 외교위원회의 엘리엇 엥겔 민주당 간사는 “오늘 아침 회동에 참석한 의회 지도부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에게 반대의견을 말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전했다.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하원이 시리아 군사개입 결의안의 채택여부를 판가름할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워싱턴 정가 소식통들은 하원 지도부의 입장 변화에 따라 시리아 군사행동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일정 정도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상원이 외교위원회를 중심으로 4일(현지시간)중 초당파적 결의안을 마련하고 민주당 주도로 결의안이 통과된다면 하원이 이를 거부할 명분이 약하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까지도 일반의원들의 기류는 군사개입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표심의 향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분석이다. 하원 지도부도 오바마 대통령의 군사개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찬성표 확보까지 도와줄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잇다.
민주당 내 반발도 여전하다. 크리스토퍼 쿤스(민주ㆍ델라웨어) 상원의원은 이날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의회는 두 차례 전쟁에 너무 지쳤고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미국 내 여론은 여전히 군사개입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BC 방송과 워싱턴포스트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어떤 형태의 군사개입에도 반대하는 의견이 59%에 달했고 찬성한다는 의견은 36%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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