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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盧대통령의 '자원외교'와 재계

냉랭하기만 했던 참여정부와 재계 사이에 오랜만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1년여 만에 참석한 지난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에서 재계 총수들이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ㆍ인도ㆍ베트남 순방이 자원외교 차원에서 큰 성과가 있었다”며 박수를 보낸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날 총수들의 대화는 정부에 대한 비판보다는 경제활성화를 위해 재계가 할 역할에 대한 논의에 집중됐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재계 주변에는 이를 믿지 못하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대략 1년 전인 지난해 9월 이건희 회장이 참석했던 전경련 회장단회의에서 “최근 경제상황이 80년 혼란기와 IMF환란 때를 제외한 사상 최악의 위기… 박통(박정희 전 대통령) 때가 그립다”며 참여정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려던 재계 총수들의 돌연한 태도 변화를 수긍하지 못하는 것도 어찌 보면 무리는 아니다. 그런데 분명한 변화의 기류가 비즈니스 현장에서 전해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가 최근 노 대통령의 인도 방문에 동행했던 강창오 포스코 사장의 전언. 강 사장은 “노 대통령이 ‘산업공동화를 걱정할 일이 아니라 기업들이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해외에 나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정부는 이런 기업을 어떻게 도와줄까 고민해야 한다’고 표명한 것이 포스코의 인도 현지 비즈니스에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최근 수년째 사상 최고의 영업실적을 올리고 있는 포스코는 넉넉한 자금을 바탕으로 미래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철광석 등 원자재가 풍부한 인도ㆍ브라질 등 해외제철소 건설이 절실한 처지였으나 ‘산업공동화를 부채질한다’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 때문에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이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산업공동화를 걱정 말라”며 무거운 짐을 덜어줬으니 포스코에는 천군만마의 힘이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대통령은 기업의 고충을 덜어주고 기업들은 대통령이 잘한 일에 아낌없이 박수를 보낸다면 정부와 재계의 진심어린 화합은 가능하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과거 2년여간 정권과 금권의 냉랭한 갈등 속에서 국민들만 등골이 터졌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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