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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탕 싸움에 빠진 핌코

최고 파트너였던 그로스·엘에리언

실적부진 책임놓고 날선 비방전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 설립자 빌 그로스가 최근 사임한 모하메드 엘에리언 전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헛된 사실을 퍼뜨려) 내 권위를 무너뜨리려 한 증거가 있다"고 비판했다.

핌코의 경영악화를 둘러싼 양대 스타 파트너의 책임공방이 갈수록 진흙탕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엘에리언의 사임 이유가 자신과의 불화 때문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대해 "이 신문에 이같이 증언한 사람은 엘에리언이라는 증거가 있다"며 "그가 나를 깎아내리고 무력화하 는 데 염증이 난다"고 말했다.

앞서 WSJ는 그로스를 "조직 구성원들을 밀어붙이고 군림하는 스타일"이라 표현하면서 엘에리언 전 CEO가 그와 격화된 언쟁을 벌이다 급작스럽게 사임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은 글로벌 대형 펀드의 적나라한 내부실태와 채권왕 그로스의 면모를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세간의 큰 화제를 모았다.



그로스의 이 같은 발언이 나오자 WSJ는 "허위보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로이터도 다툼 현장에 있었다는 한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보도내용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로스와 엘에리언의 논쟁이 갈수록 격화하는 배경에는 핌코의 실적부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하면서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핌코는 꾸준히 미 국채 비중을 늘리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핌코의 '토털리턴펀드'는 지난해 1.9%의 손실을 기록했고 향후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로 2월까지 10개월 연속 투자금 유출을 겪었다.

세계 최대 펀드평가사인 미국 모닝스타의 에릭 제이컵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그로스와 핌코가 이렇게까지 집중 해부를 당한 것은 처음"이라며 "수익률 하락과 투자자금 유출, 그로스의 뒤를 이을 만한 투자자가 없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우면서 파장이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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