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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은행들 한꺼번에 달러 구하기… 되레 역효과 불러"

■ 한국 보는 월가의 시선 <BR>달러비축 의도는 좋지만 시기·방법 전략접근 필요 <BR>금융사들 "내 코가 석자" 한국물 처분 임박 분석 <BR>"유럽위기 최악 넘기면 견조한 성장 지속" 전망도



"한국계 은행들 한꺼번에 달러 구하기… 되레 역효과 불러" ■한국 보는 월가의 시선달러비축 의도는 좋지만 시기ㆍ방법 전략접근 필요금융사들 "내 코가 석자" 한국물 처분 임박 분석"유럽위기 최악 넘기면 견조한 성장 지속" 전망도 뉴욕=이학인특파원 leejk@sed.co.kr 요즘 월가에서는 해외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줄지어 미국 뉴욕을 찾은 한국 은행이나 기관들이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는 얘기가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몇 달 전만 해도 미국 시장은 유럽과 달리 달러 확보가 그리 어렵지 않았지만 유럽발 신용경색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미국 금융회사마저 각기 제 살길을 찾아 나설 정도로 위축되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 등으로 향후 세계 금융시장이 지난 2008년의 리먼브러더스 쇼크를 웃돌 정도로 위태로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UBS글로벌애셋매니지먼트의 한 펀드매니저는 "보유한 한국물을 처분하고 있지 않지만 언제까지 들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투자전문가들인 헤지펀드도 고객들의 청산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한 자산을 내다팔며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느라 비상이 걸렸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은행이나 기관들의 해외채권 발행이 난관에 봉착하는 것은 당연하다. 신한은행ㆍ석유공사ㆍ하나은행ㆍ국민은행ㆍ수출입은행 등이 달러 조달을 위해 뉴욕에서 해외채권 발행을 추진했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뉴욕에서 한 달에 평균 3개 국내 기관들의 해외채권이 발행됐던 점을 감안할 때 물량이 갑자기 크게 늘어난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달러 유동성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발행물량이 몰리면서 금리는 치솟을 수밖에 없다. 한국물 발행금리는 T본드 플러스 300bp로 종전에 비해 150bp 이상 올라갔다. 이 금리에도 발행을 장담하지 못해 발행을 보류하거나 취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한국계 은행들이 한꺼번에 달러를 구하러 다니는 바람에 오히려 역효과를 빚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10년 이상 한국물 딜을 해온 우리투자증권 뉴욕지점의 이태장 이사는 "한꺼번에 한국 은행들이 채권을 발행하겠다고 나서니 투자자들이 의심스럽게 바라보고 있다"며 "펀드매니저들로부터 한국에 혹시 자신들이 모르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는다"고 전했다. 또 그는 "최근 투자자들이 국내 발행자들이 제시하는 금리에 50bp를 더 얹어달라고 하는 것은 예사"라며 "이는 사실상 채권을 인수할 뜻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시에 대비해 달러를 비축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시기나 방법의 선택에서 보다 전략적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외국인투자가 입장에서는 이머징마켓의 대표주자인 한국의 동향에 대해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의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도 외국인투자가들의 우려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경제가 좋을 때였다면 별 영향이 없었겠지만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터진 저축은행 부실 문제는 국내 은행에 대한 의구심을 높였다. 다만 이러한 위기감은 한국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고 투자자들의 한국 경제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 않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스콧 맥도널드 알라딘캐피털 이사는 "한국 기업들이 매우 강하고 정부의 거시경제 관리도 괜찮은 편"이라며 "유럽 위기가 최악으로 치닫지 않는다면 한국은 오는 2012년, 2013년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리아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펀드의 헨리 세거먼 펀드매니저도 "2011년과 2012년 경제성장은 위기 이전의 예상치보다 낮겠지만 앞으로 5년간 한국은 연간 5%의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위기의 파장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심각하고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 단단히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문이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한국은 미국ㆍ중국ㆍ일본 등 3~4개 주요국과 동시에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통해 원화 환율의 변동성을 줄일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 한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사실도 입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또 한국 정부가 재정여건이 괜찮은 만큼 위기에 대비해 재정정책을 펼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관련기사 ] ▶ "한국 그땐 못 버틴다" 초강력 경고 ▶ 강만수 산은지주 회장 "한국경제 강하다 얘기도" ▶ 세계적 거물이 평가한 글로벌 위기 속 한국은… 메가톤급 시한폭탄 터지나… 얼마나 심각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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