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 중고차도 '10년 10만마일' 보증수리" ' MK의 새 승부수'…신차 판매 확대 위해 완성차 업체로는 처음 김성수 기자 sskim@sed.co.kr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되는 중고차에 대해서도 '10년, 10만마일' 보증수리를 단행한다.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현대차의 중고차 가격이 외국차보다 낮게 형성돼 신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보증 연장으로 신차 판촉에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제2의 정몽구 선언'인 셈"이라며 "포드ㆍGM 등 빅3의 과도한 인센티브 제공,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의 견제 등 치열한 경쟁상황에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했다. 31일 현대차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중고 현대차의 보증수리 기간을 기존의 5년 또는 6만마일에서 신차와 마찬가지인 10년 또는 10만마일로 연장한다"며 "시행시기는 30일(현지시간)부터"라고 밝혔다. 미국 시장은 물론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보증수리 조건을 이처럼 파격적으로 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보증기간 연장 대상은 이달 기준으로 출시된 지 5년 미만이면서 주행거리가 6만마일 미만인 HMC 인증 차량. HMA에 인증프로그램 가입비 500달러를 지불하면 보증기간 10년에서 남은 기간이나 주행거리 10만마일까지 엔진과 트랜스미션 등 부품에 대한 무상 보증수리를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 국산차 중고 가격이 외국차보다 낮아 신차 구입을 꺼린다는 점을 고려해 중고차 보증기간을 연장하게 됐다"면서 "신차 판매가 급신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미국 시장에서 다소 주춤하던 시장점유율이 조금씩 살아나는 상황에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호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와 함께 딜러망과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해 신차 판매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딜러의 판매실적을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해 일부 실적이 나쁜 딜러를 교체하는 등 딜러망을 재편하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싼타페ㆍ쏘나타 등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종의 판매를 늘려 브랜드 이미지를 한단계 끌어올리는 동시에 아제라ㆍ베라크루즈 등 고급차종의 판매비율도 높일 계획이다. 현대차 미국법인인 HMA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윌 하이트 부사장은 "중고차 워런티(보증)를 통해 딜러들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한편 딜러들의 판매실적 관리를 체계화함으로써 판매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잇따른 보증기간 연장에 대해 국내 고객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출혈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례 없는 파격 보증을 앞세우며 해외 시장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 시장의 고객서비스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05/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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