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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산업, 관광이 승부수다] 컨벤션·의료·크루즈… "고급 관광객 잡아라"

<하> 고부가 콘텐츠를 개발하라<br>작년 관광수지 적자 101억弗, '양보다 질'로 전략 전면수정<br>수익·부가가치 동시 창출해야, '해외환자 유치법' 국회서 낮잠<br>크루즈 전용 터미널도 태부족, 제도개선·시설확충 뒤따라야


지난해 관광수지 적자 규모가 사상 최대인 101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막대한 규모의 관광수지 적자를 개선하기 위해 관광산업 전략을 전면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그 핵심은 바로 ‘양(量)보다 질(質)’ 전략이다. 단순히 국내로 들어오는 관광객 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할 게 아니라 고급 관광객 유치에 초점을 맞춰 수익과 부가가치를 동시에 창출하겠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인 컨벤션ㆍ의료ㆍ크루즈 관광의 활성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기울이고 있는 노력을 점검해봤다. ◇컨벤션 관광 여행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즐기기 위한 여행과 비즈니스를 위한 여행이 그것이다. 하지만 여행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으레 레저 여행을 생각한다. 정부 및 관광업 종사자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컨벤션 관광객 1명이 일반 관광객보다 2배 이상 돈을 쓰고 간다는 점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한국관광공사 코리아컨벤션뷰로의 집계에 따르면 컨벤션 참가자 1인당 소비액은 평균 1,942달러로 일반 관광객의 약 2.2배에 이른다. 컨벤션산업이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점을 깨달은 지방자치단체들은 지난 2000년부터 경쟁적으로 컨벤션센터를 짓기 시작했다. 2000년 5월16일 서울 코엑스(COEX)가 생긴 이후 대구ㆍ부산ㆍ제주ㆍ일산ㆍ창원ㆍ광주ㆍ대전 등에 컨벤션센터가 생겼다. 하지만 컨벤션센터만 지으면 컨벤션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생각은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다. 숙박시설 등 여타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컨벤션을 열 경우 참가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컨벤션산업의 무게중심이 미국ㆍ유럽에서 아시아 쪽으로 기울고 있다. 아시아 내 컨벤션산업의 허브로 떠오르는 곳은 바로 마카오와 싱가포르. 그들에게는 탄탄하게 구축된 관광 인프라가 있기 때문이다. 숙박시설뿐 아니라 볼거리와 할 것도 많다. 마카오에는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옮겨놓은 듯한 초대형 카지노 리조트인 ‘베네시안’이 있는데 이곳은 단순한 도박장이 아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장소다. 싱가포르는 관광청 산하에 BTMICE(Business Travel & Meeting, Incentive, Travel, Convention and Exhibition) 본부를 두고 컨벤션산업 육성 및 인프라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늦었지만 최근 들어 컨벤션산업 활성화에 팔을 걷고 나섰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미 외국인 약 2만명이 참가하는 오는 2012년 국제라이온스클럽 세계대회, 외국인 1만8,000명이 참가하는 2011년 세계피부과학회 등 총 52건의 유치를 확정했으며 올해에도 약 20건 정도를 유치할 계획이다. ◇의료 관광 의료 관광은 산업 간 융합을 통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관광상품이다. 의료 관광객 1명에게서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일반 관광객 10명과 맞먹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 비교적 늦게 눈을 떴다. 국내 의료 관광 수준은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의료기술 수준은 높은 편이지만 그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료 관광 활성화의 첫걸음은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해외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법적ㆍ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한 실정이다. 지난해 5월 국회에 제출한 해외환자 유치 및 알선에 관한 의료법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밖에도 장기 외국환자 입국을 위해 비자제도를 개선하고 외국인 의사 및 간호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 우리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시장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국제의료서비스협의회는 이를 위해 공동으로 연중 유치 홍보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1월에 국제의료관광회의(IMTC)를 서울에서 열어 홍보기반을 강화할 예정이며 의료 관광 코디네이터 양성 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아시아에서 우리가 경쟁상대로 삼아야 할 나라이자 벤치마킹 대상은 바로 싱가포르와 태국이다. 싱가포르는 2010년 총 100만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의료 관광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간병원의 영리법인화를 허용해 주식 상장과 마케팅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태국 역시 의료 관광을 핵심 전략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연간 의료 관광객이 약 110만명으로 전체 외국관광객의 9%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우리에게도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 우리나라는 양ㆍ한방 협진이나 한방특구 지정 등을 내세워 특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크루즈 관광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또 다른 여행상품은 바로 크루즈 관광이다. 세계적으로 크루즈 이용객이 연평균 10%씩 증가하고 있다. 1990년 크루즈 이용객은 약 450만명에 불과했으나 2006년에는 약 1,200만명까지 늘었다. 하지만 국내 크루즈 관광 실태는 그야말로 갓난아이 수준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은 약 3만6,000명. 이는 전세계 시장의 약 0.3%에 불과한 수치다. 반면 싱가포르는 2006년 크루즈 관광객만 약 86만명을 유치했다. 이는 세계시장의 7.2%를 차지하는 규모다. 크루즈 전용 터미널도 부족하다. 현재 8만톤급 이상 되는 크루즈가 정박할 수 있는 크루즈 전용 터미널은 부산에 단 1곳이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0년까지 제주ㆍ인천 등 6개 무역항에 크루즈 전용 부두를 확충하기로 했다.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두 확충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제도 개선이다. 현재 국내 크루즈 선박장은 출발하고 도착하는 모항(母港)이 없다. 잠시 들르는 기항(寄港)일 뿐이다. 부산에 도착해 한국에 머무르는 시간은 보통 10시간. 이 정도 시간이면 1~2시간 정도 소요되는 출입국 검사만 없다면 경주에 다녀와도 충분한 시간이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크루즈 관광객에 대해 ‘통과여객’ 지위를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전략상품개발팀장은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크루즈산업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 연안 크루즈라는 새로운 관광상품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8 베이징올림픽, 2009 인천도시엑스포, 2010 상하이엑스포 등 연이은 동북아 지역 대형 이벤트 개최에 맞춰 해외 크루즈선이 국내에 기항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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