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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입문 주지사 1년 맞는 슈워제네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뒤 잇나

가난한 오스트리아계 이민 보디빌더에서 할리우드로, 그리고 다시 할리우드 스타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까지. 10월은 할리우드 스타 아널드 슈워제네거에게 정계입문 1년이 되는 달이다. 할리우드 영화만큼이나 극적인 변신을 꾀해온 공화당 중도우파 정치인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오는 11월17일로 미국 최다인구를 가진 캘리포니아 주지사직을 맡았다. 그러나 그가 가장 많은 이민자들이 몰린 재정난에 허덕이던 주(州)를 책임진 것은 이보다 훨씬 앞선 지난 해 10월 7일.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를 퇴출시키고 파산위기에 직면한 캘리포니아의 '곳간 열쇠'를 넘겨받은 그는 소환선거 이후 1년도 채 안됐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주 상ㆍ하원에 맞서 불법체류자 운전면허 발급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소신행정을 펴고 있다. 예산안 처리시한을 넘기자 의회를 향해 '계집애같은 사내들', '애들처럼 논다'며 직격탄을 날리고 의원들을 비상근제로 전환하겠다고 협박했다가 농담이었다고 백지화하는 등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그의 대중적 인기는 대단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슈워제네거는 주지사 업무수행 지지도에서 65% 안팎을 유지할 만큼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캘리포니아 뿐 아니라 지난 8월 뉴욕 미 전당대회에서는 부시 후보 지지연설에 나서 전국적인 조명을 받기도 해 이런 추세라면 이민자출신 첫 미국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다나 로라배처(공화ㆍ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이 미 시민권을 획득한 지 20년 이상이 되면 누구나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을 제의한 것이나, 오린 해치(공화ㆍ유타) 상원 법사위원장이 유사한 개헌안을 내놓은 것도 다 슈워제네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이미 지난 4월 이스라엘 방문시 국빈에 준하는 예우를, 7월에는 오스트리아 대통령 장례식에서도 비슷한 대접을 받았다. 슈워제네거는 시사주간지 타임과 인터뷰에서 "오스트리아는 항상 나를 국가원수로 예우해왔다. 보디빌더로 왔거나, 사업가 혹은 배우, 주지사 신분으로 왔든 다를 게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낙태권리,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를 지지하고 총기규제 조치를 선호하는가 하면 동성애 파트너간 결혼을 개인적으로는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민주당에서는 그를 매우 보수적 성향의 공화당원으로 낙인찍고 공화당 일각에서는 중도우파를 빌미로 민주당 '표'를 지나치게 의식, 약삭빠르게 처신한다는 눈총을 받아 때론 샌드위치가 된다. 특히 불법체류자 운전면허 법안 거부권 행사는 스스로 이민자 출신이면서 캘리포니아 경제에서 큰 몫을 하고 있는 라티노 등 소수계의 아픔을 보듬지 않는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그러나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그랬듯 그의 저돌적인 정치력은 올해 초 주민투표 회부라는 압박카드를 활용, 주 의회에서 오랜 논란이 돼왔던 근로자 상해보험 개정안 통과, 재정난 타개를 위한 150억 달러 기채안 관철 등으로 워싱턴 정가에서까지 만만찮은 다크호스로 인식하고 있다. 1년도 채 안 돼 미국내 중견 정치인으로 급부상한 그는 어쩌면 할리우드에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거쳐 백악관 주인이 됐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걸어간 길을 조용히 밟고 있는지도 모른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용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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