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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성장 축 아세안을 잡아라" 美-中-日 뜨거운 '구애경쟁'

APEC정상회의 14일 개막<br>中 '위안화 국제화 전진기지' 작업 공들여<br>日, 동아시아 공동체 결성위해 적극 접근<br>美도 뒤질세라 "아시아 중시" 재천명 할듯

이번주 말(14~1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미국•중국•일본 등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세안은 지난 1967년 8월 결성됐다.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싱가포르•브루나이•베트남•라오스•미얀마•캄보디아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동남아 지역 경제협력기구로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이 지역을 성장거점으로 삼으려는 선진국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의 지지(時事)통신에 따르면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13일 방일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총리실에서 한 차례 정상회담을 한 뒤 곧바로 이날 밤 비행기로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방일 중인 외국 정상을 남겨둔 채 총리가 외유에 나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이는 올 9월 취임한 하토야마 총리가 자신의 지론인 '동아시아공동체(EAC•East Asia Community)' 결성에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가 필수적임을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일본은 6∼7일 도쿄에서 열린 태국•캄보디아•베트남•미얀마•라오스 등 메콩강 유역 5개국 정상과의 '일-메콩 정상회의'에서도 이들 나라에 향후 3년간 5,000억엔(약 6조5,000억원) 이상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하토야마 총리의 행보는 아시아 중시 외교 방침을 몸소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비록 일정을 조정했지만 14일 개막하는 APEC 정상회의 개막에 늦어서는 안 된다는 게 총리의 입장"이라고 소개했다. 이 같은 일본의 적극적인 '아세안 구애(求愛)작전'은 역내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지난 20년간 저성장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주요20개국(G20) 중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이뤄내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축으로서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일찌감치 이 지역에 대규모 경제원조는 물론 교역확대를 통해 영향력 증대를 꾀하고 있고 최근에는 무역거래시 위안화 결제 비중을 높임으로써 이 지역을 아예 '통화 블록'화하겠다는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발효될 예정인 '제로(0) 관세'의 중국•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이 실현될 경우 인구 20억명, 국내총생산(GDP) 6조달러, 무역액 4조5,000억달러의 세계 3대 경제블록이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이 같은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을 감안해 이번 APEC 정상회의가 열리기도 전인 이번주 초부터 말레이시아 등 주요 동남아 국가 순방에 나섰다. 아세안과의 경제협력 공고화와 이 지역을 세계 유일의 기축통화인 달러 독점에 대항하기 위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위안화 국제화의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올 들어 홍콩•마카오 등과 함께 중국 남부 윈난성•광시성 기업의 동남아 국가들과의 무역 결제를 위안화로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아세안과의 유대 강화는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윈난성•광시성 등 낙후지역인 서남부 개발과도 맞닿아 있다. 아세안과의 무역•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아세안을 연결하는 이들 관문 지역의 경제개발 효과도 동시에 얻어낼 수 있다는 다목적 포석인 셈이다. 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등을 관통하는 메콩강 유역 개발지원 계획은 서남부 발전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중국은 메콩강 유역국이 추진하고 있는 댐 10곳 가운데 4곳의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아세안 인접지역인 광시성 성도 난닝에서 2004년부터 중국ㆍ아세안 엑스포를 개최, 무역 및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아세안과 중국의 교역액은 이미 2007년 일본의 교역액을 추월했다. 미국도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과 APEC 참석을 계기로 아시아 중시 정책을 재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요미우리신문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번 APEC 회의에서 강도 높은 아시아 중시 방침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오바마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미국의 영향력은 희석되고 있는 점을 의식해 안전보장 분야는 물론 정치•경제•통상 등 모든 분야에서 아시아를 중시하겠다는 방침을 호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APEC과 아세안을 미래 지역통합의 핵으로 인식하고 미국이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전략을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과 인도•일본•호주 등이 아세안 국가와 FTA를 축으로 시장통합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을 배제한 경제권으로 나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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