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15일 “오는 3월26일 평양에서 열리는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차전에서 북한은 태극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연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충남 태안군에서 기름유출 방제 자원봉사 활동을 벌이기 전에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남과 북 대표팀이 평양에서 맞붙는 2차전에서 종전의 남북 간 친선경기 때처럼 한반도기와 아리랑을 국기 및 국가 대신 사용하자고 요구해왔다. 정 회장은 “정식 월드컵 예선에서 처음 대결하는 만큼 북한 대표단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국내에서 열린 남북 축구경기에서도 여러 차례 인공기를 게양하고 북한 국가도 연주했다. 북한에서 결정권을 가진 책임관계자는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2월 중 뉴욕 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북한에서 연주한다는 점을 들며 “2차전에서 태극기를 게양하고 국가 연주를 못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 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과 국제축구연맹(FIFA), 축구와 관련이 있는 북한 해외공관을 통해 북한과 대화하겠다”며 “남북의 입장차를 원만하게 조율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제3국 개최라는 최악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희망을 갖고 있으며 마감시간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에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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