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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맛있는 빵을 먹을 소비자의 권리

최근 중국 출장지에서 만난 한 국내 업체 관계자로부터 파리바게뜨 중국 매장에서 파는 빵이 맛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중국에 10년 넘게 거주해온 이에게 호평을 들으니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인 파리바게뜨가 해외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1위에 대한 견제 때문일까.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이 올해는 창사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27일 베이커리 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업계 1, 2위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의 매장 수를 앞으로 일정기간 현재 수준으로 '동결'하는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SPC그룹 측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라며 "빵집으로 출발한 베이커리 전문기업에 대기업ㆍ중소기업의 이분법적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협회도,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도 지난 26일 동반위 결정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동반위를 항의 방문했다. 중소기업적합업종이 최종 결정되더라도 그간의 갈등이 쉽사리 봉합될지 걱정스럽다.

업종 간 갈등도 갈등이지만 또 한가지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골목상권 보호 논란의 어디에도 소비자 권리가 설 자리는 없다는 점이다. 빵집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뭐니뭐니해도 맛이고 소비자는 맛있는 빵을 사먹을 권리가 있다. 그런데도 대기업과 골목상권을 나누는 잣대만 있을 뿐 해당 브랜드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평가는 전혀 상관 없는 상황이다.



애당초 이번 논란은 파리바게뜨ㆍ뚜레쥬르 등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브랜드들이 동네빵집의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다. 그렇다면 경쟁력 있는 동네빵집을 어떻게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지에 대한 정부의 후속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단 맛있는 빵을 파는 동네빵집이 대기업이나 대형업체의 불공정행위로 문을 닫을 경우에는 그에 대한 조사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 역시 이번 논란을 계기로 맛이 아닌 다른 요소로 골목상권을 침해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동네빵집과의 상생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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